제110화
그렇게 몇 번을 더 받아먹었을까, 배가 불러 도저히 안 될 때쯤 나는 의자에 기대며 항복했다.
“더는 못 먹어요. 희망이 출산한 뒤로 이렇게까지 많이 먹어본 적은 오늘이 처음이에요.”
박지한은 만족한 듯 웃으며 계산하라는 듯 웨이터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식당에서 나온 후, 희망이는 배가 불러서인지 연신 하품을 하며 박지한의 몸에 기댔다. 그리고 나는 박지한의 앞으로 다가가 희망이를 품에 안았다.
“맛있게 잘 먹었어요. 저랑 희망이는 이만 가볼게요.”
박지한은 갑자기 텅 비어버린 두 손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 살아? 집까지 데려다 줄게.”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호의를 거절했다.
“회사에 내려주시면 돼요. 차가 거기에 주차되어 있거든요.”
“그냥 집으로 가. 희망이 자는데 너 혼자 움직이려면 불편하잖아. 차는 내가 내일 보내주라고 할게.”
박지한의 고집에 나는 결국 알겠다며 차량 뒷좌석에 올라탔다.
희망이가 자고 있었기에 나도 박지한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앞만 응시했다.
10분 후.
단지 앞에 차를 세운 박지한은 주변 환경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있을 건 다 있는 무난한 단지였는데 일평생 고급 주택에서만 살아서 그런지 그는 영 불만인 듯 보였다.
“왜 이런 곳에다 집을 산 거야?”
“산 거 아니고 그냥 임시로 지낼 곳이에요. 그리고 크게 불편한 건 없어요.”
박지한은 내 말에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꼭 다시 가야 해?”
나는 차 문을 열려다가 멈칫했다.
“가야죠. 희망이 아빠가 기다리고 있는데.”
룸미러로 박지한의 얼굴이 한순간에 어두워진 것이 보였다. 그리고 분위기 역시 덩달아 차가워졌다.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박지한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당연하다는 듯 뒷좌석 문을 열어 희망이를 안아 들었다.
집 앞에 도착한 나는 비밀번호를 누른 후 현관문을 열었다.
“그럼 이만 들어가 볼게요. 고마웠어요. 대표님도 얼른 집으로 돌아가세요.”
박지한의 얼굴은 아직도 굳어있는 상태였다.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그는 지금 상당히 언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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