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박지한은 차에서 내리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의 앞에 선 사람들은 다름 아닌 박지한의 어머니와 온시연이었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두 사람이라 나는 일부러 속도를 늦췄다. 그러고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려는데 갑자기 무언가를 느낀 듯 온시연이 내 차량 쪽을 바라보았다.
이에 나는 반사적으로 다시 액셀을 밟았고 온시연도 이내 관심 없는 듯 다시 시선을 거두어들였다.
출국한 뒤로 나는 가족들과의 연락을 아예 끊어버렸다. 그래서 알고 있는 소식이라고는 이따금 주정연과 통화하며 전해 들은 것이 전부였다.
그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나와는 아예 연을 끊겠다고 선언한 일이라던가 아빠가 회사의 모든 지분을 전부 다 온시연에게 넘기며 그녀를 회사의 새로운 주인으로 만든 일이라던가 같은 것들을 말이다.
하지만 주정연도 어느 순간부터는 온씨 가문 소식에 대해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래서 아까 온시연을 보게 됐을 때 나는 그제야 내가 온씨 가문의 현 상황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상념에 사로잡혀 있던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려댔다. 발신자는 주정연이었다.
“어떻게 귀국해놓고 연락 한번 안 줄 수가 있어요?”
급하게 온 거기도 하고 귀국한 뒤로 줄곧 바빴던 터라 주정연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미안해요. 너무 바빠서 연락한다는 걸 까먹었어요.”
나는 서둘러 미안하다며 그녀를 달랬다.
“아아, 그러셨구나. 우리를 까먹으셨구나. 이제야 확실히 알겠네요. 나연 씨한테 우리는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단단한 삐진듯한 말투에 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오늘 저녁에 내가 밥 살게요. 시간과 장소는 정연 씨가 정해요.”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환호성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스피커를 켠 채 통화하고 있는 듯했다.
“너무 비싼 곳은 안 되는 거 알죠? 그리고 한 사람 더 데리고 갈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내 말에 주정연이 목소리 톤을 높이며 물었다.
“누군데요? 혹시 새 형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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