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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잘됐네. 마침 나도 희망이가 보고 싶었던 참이었는데. 같이 가.” 박지한의 눈빛을 받으며 나는 다시금 핑계를 댔다. “얘기가 길어지면 아이가 지루해할 수도 있고 또 워낙 빨리 자는 아이라서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아, 혹시...” 박지한이 말끝을 흐리더니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무서워서 그래? 아니면 나랑 밥 먹는 게 무서운 건가?” “누, 누가 무섭다고! 먹어요, 먹어!” 내가 봐도 나는 참 단순한 인간이었다. 어릴 때도 이런 식으로 몇 번이나 박지한에게 당해 놓고 아직도 쉽게 걸려드니 말이다. 잠시 후. 오미진이 희망이를 데리고 나를 찾아왔다. 요 며칠 줄곧 야근에 시달리고 출근도 평소보다 빨리했던 터라 희망이와 마주하는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나를 보자마자 금방 내 품에 와락 달려들었다. “엄마, 보고 싶었어요!” “엄마도 희망이 엄청 보고 싶었어.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네!” 오미진은 희망이를 데려다준 후 금방 다시 떠났다. 희망이는 내가 또 어디론가 사라질까봐 목을 끌어안은 채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아이의 눈에 뒤에 서 있는 박지한이 들어왔다. “아저씨! 아저씨가 왜 여기 있어요?” 박지한은 아무 말 없이 아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에 희망이는 나와 박지한을 한번 번갈아 보더니 금방 박지한에게로 향했다. 아무리 오랜만에 보는 엄마라도 뭐가 됐든 한지붕 아래에 있으니 지금은 박지한으로 가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박지한은 지난번과 달리 한결 익숙해진 자세로 아이를 받아들었다. 그는 아이의 얼굴을 매만지다 갑자기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토끼 인형을 집어 들었다. “짠, 이건 희망이 선물. 마음에 들어?” 박지한이 건넨 토끼 인형은 희망이가 요즘 푹 빠져있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희망이는 덥석 받기보다 내 얼굴을 먼저 살폈다. 받아도 되는지 허락을 구하는 것 같았다.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는 그제야 활짝 웃으며 토끼를 품에 끌어안았다. “고마워요, 아저씨! 너무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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