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이무진은 그 말에 나를 데리고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에 도착한 후 나는 USB를 꽂으며 마지막으로 자료를 훑어보았다.
아직은 회의 시간이 아니었던지라 지금 이곳에는 우리 세 사람밖에 없었다. 아니, 이무진이 싱거운 핑계를 대며 나간 뒤로 나와 박지한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박지한은 의자에 앉은 채 뜨거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 때문에 긴장한 탓인지 나는 좀처럼 프로젝터를 연결하지 못했다. 이에 내가 이무진을 부르기 위해 일어나려는데 바로 옆에서 박지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걸 클릭하면 연결이 될 거야.”
어느샌가 바로 옆으로 다가온 박지한 때문에 나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나는 왼손으로 허벅지를 꽉 꼬집으며 평정심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잠시 후, 박지한 덕에 프로젝터가 무사히 연결되었다.
“고마워요. 괜찮으시면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을까요?”
나는 예의상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박지한은 그런 내 얼굴을 한번 보더니 곧바로 이무진에게 연락했다.
“회의실로 오라고 해.”
5분 후.
텅 비었던 자리가 금세 빼곡히 채워졌다.
나는 고위직 직원들의 얼굴을 보고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4년 전에 봤던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내가 떠난 후에도 꾸준히 자기 사람들로 채워간 듯하다. 이제 호연 그룹은 온전히 박지한의 것이었다.
나는 목을 가다듬은 후 새로운 기획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박지한을 정면으로 보는 자리라 긴장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있어 그런지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여유로워졌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설명을 모두 마친 후 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나 추가할 부분이 있으시면 뭐든 얘기해 주세요.”
조용한 가운데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성이 손을 들었다. 하지만 요구 사항이라기보다는 잘 모르는 단어의 뜻풀이에 대한 질문이었고 대답을 해주니 금방 알겠다며 다시 자료를 훑어보았다.
계속되는 침묵 속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 박지한에게로 향했다.
나는 마른 침을 한번 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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