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화
오후 내내 집을 찾아다닌 끝에 하지안은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집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며 월세를 65만 원에서 45만 원까지 깎아냈다.
방 두 개에 거실 하나 그리고 집은 조금 낡았지만 위치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학교와 유치원 모두 가까워 생활하기에 무척 편리했다.
집세를 내고 계약서에 사인한 후, 하지안은 슈퍼마켓에 들러 한가득 짐을 사 와 방을 정리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온몸이 녹초가 되어 침대에 드러누운 채 꼼짝도 하기 싫었다.
그때 하재은이 살며시 다가와 침대에 올라타더니 작은 손으로 하지안의 어깨를 주물러 주며 말했다.
“엄마, 오늘 정말 수고했어.”
그 한마디에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고 하지안은 하재은의 통통한 볼을 꼬집으며 웃었다.
“전혀 힘들지 않아.”
하재은이 코를 훌쩍이며 물었다.
“엄마, 그 나쁜 할아버지... 혹시 엄마 아빠야?”
하지안의 눈빛이 순간 멈칫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하재은은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엄마, 앞으로 그 나쁜 아빠는 신경 쓰지 마. 그냥 나쁜 악당일 뿐이야. 아빠가 없어도 내가 있잖아. 나는 엄마 곁을 지켜주는 작은 천사이야.”
하지안은 눈가가 붉어지며 하재은을 꼭 껴안았다.
“그래, 엄마에게 너는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이야.”
하재은은 하지안의 목에 얼굴을 묻고 뽀뽀를 연달아 퍼부었다.
하지안의 얼굴은 침으로 가득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밀려왔다.
하지안은 그때 하재은을 지켜내기로 한 선택이 얼마나 옳았는지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7시, 하지안은 하재은을 깨워 씻기고 단정히 차려 입힌 뒤 유치원으로 데려갔다.
학교 입구에서는 작은 책가방을 멘 차동연이 얌전히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을 발견하자마자 차동연은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 하재은에게 막대사탕을 내밀었다.
“환영 선물이야.”
하재은은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
“고마워, 동연 오빠!”
하지안은 하재은과 차동연의 손을 한 손씩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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