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화
심화영은 참지 못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그의 품에 안겼다.
전강훈은 두 팔로 그녀를 단단히 감싸 안고 귀한 보배를 품듯 가만히 끌어안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 원태영은 그저 보기 싫은 까마귀처럼 서 있을 뿐, 더욱 초라하고 불청객 같았다.
사방에서 한숨과 탄식이 터졌다.
“안타까운 일이오. 몇몇 인물의 모략으로 심씨 가문 셋째 아가씨가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명양왕 전하께서 이토록 오랫동안 거듭 거절당하며 마음을 다치실 일도 없었을 터인데... 하나 이제 이렇게 상봉하셨으니 참으로 다행이로다.”
“그렇소, 명양왕 전하는 젊은 나이에 전공이 빛나고 심씨 가문 셋째 아가씨 또한 남 못지않은 기개를 지녔으니 옛 심씨 가문의 기풍이 그대로 느껴지오. 용모와 재질이 고루 어울리니 하늘이 맺어준 한 쌍이로다.”
이 말을 들으니 삼황자와 송연정은 그야말로 비할 바가 못 되었다.
대문 안쪽에 숨어있던 송연정은 처음에는 실망으로 가득했다.
그러다 삼황자가 말을 바꿔 자신을 아내로 맞이하겠다 하니 그제야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강철 같은 기개 속에 다정함이 돋보이는, 눈앞에서 전강훈이 심화영을 끌어안은 모습을 보자 순간 억누를 수 없는 질투심이 치밀어 올랐다.
삼황자가 내세운 ‘정실부인의 예’란 것도 허망하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둘 다 얼굴에 먹칠한 듯 기색이 말이 아니었다.
이때, 함께 온 심철호가 사방을 둘러보다 미소를 지었다.
“명양왕 전하와 삼황자 전하께서 모두 청혼하러 오셨으니 다 함께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하심이 어떻겠습니까?”
“강훈 오라버니, 들어갑시다.”
심화영이 전강훈의 품에서 몸을 빼내어 그의 뒤로 돌아가 바퀴 의자를 밀었다.
그의 이름을 부르며 말이다.
그 순간, 전강훈의 가슴속에 봄비가 스미듯 온기가 번졌다.
그는 고개를 돌려 심화영을 보며 다소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불러주던 것도 아득한 옛날의 일이었는데...”
심화영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그의 귀에 속삭였다.
“그때는 오라버니라고 자주 불렀었지요.”
말을 마치자 그녀의 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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