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송연정은 분노가 치밀어 당장이라도 발을 구를 기세였으나 조금 전 고 어르신이 한 경고가 뇌리를 스치자 감히 되받아치지 못하고 이를 악물어 참았다.
“하나 너도 결국 명양왕 전하께 시집갈 터인데, 삼황자 전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심화영은 그 말에 빙그레 웃었다.
“저야 상관이 없지요. 다만 언니는 평생토록 정실부인의 예를 받을 날이 없을 듯합니다.”
그래, 싸움이 붙어야 했다.
송연정이 크게 들고일어나야 손 상서 쪽에서 반드시 움직일 것이고 그들이 움직이면 심화영이 손을 쓸 차례가 온다.
그러나 송연정은 그녀의 속셈을 알 리 없었기에 분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외쳤다.
“차라리 죽고 말겠습니다! 저를 맞이할 생각이 없으셨다면 어찌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다 저를 희롱한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러고는 홱 고개를 돌려 얼굴을 감싼 채 울음을 터뜨리며 밖으로 달려나갔다.
유씨 부인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
“아이고, 연정아!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말아야지!”
그러고는 원태영을 흘겨보며 덧붙였다.
“삼황자 전하, 잊지 마세요. 전에 하신 말씀 말입니다!”
이 말만 남기고 연지에게 몸을 부축받아 다급히 송연정을 뒤쫓았다.
심화영은 그녀의 뒷모습과, 옷자락에 번져나가는 선혈을 바라보며 잠시 복잡한 심정에 잠겼다.
비록 지금으로서는 유씨 부인이 친모가 아니라는 정황이 뚜렷했지만 그가 송연정을 대하는 태도만 보면 참으로 ‘가엾은 천하의 부모 마음’이란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친부모는 어디 있지? 어찌 나를 남의 손에 떠넘겨 유씨 부인 손에서 타인의 인질 노릇을 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나는 인신매매꾼에게 납치된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팔려간 것인가. 이 오랜 세월, 그분들은 나를 찾기라도 했을까...’
잠시 생각이 짙어졌을 즈음, 원태영의 부름이 들렸다.
“화영 낭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소?”
심화영은 정신을 가다듬고 길게 숨을 내쉰 뒤, 그를 바라보았다.
“삼황자 전하께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원태영은 그 시선을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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