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Read
Open the NovelRead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58화

심화영의 동공이 번쩍 좁혀졌다. ‘고 어르신은 조덕배의 제자, 본디 삼황자가 아직 조덕배를 매수하지 못했을 터인데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은 과연 황명을 받들어 정황을 살피러 온 것인가, 아니면 이미 삼황자에게 넘어가 뒤를 지켜주며 황제의 위세를 빌려 심씨 가문을 누르러 온 것인가...’ 순간 머릿속이 번개처럼 굴러갔다. 그 사이 삼황자는 이미 문턱에 이르렀다. 오늘 그는 은빛 비단의 황자 예복을 입어 더욱 훤칠하고 자태가 눈부셨다. 겉으로는 여느 때처럼 온화한 웃음을 지었으나 가까이서 보면 눈썹 사이에 서린 어둡고 허한 기운, 그리고 상대를 떠보는 듯한 기색이 또렷했다. “삼황자 전하!” 송연정이 일부러 목소리를 가늘게 늘이며 얌전하게 몸을 숙여 인사했다. 하지만 며칠 전 비를 무릅쓰고 명양왕 앞에 나아가 고백했던 일이 온 도성에 퍼져 있는 터, 이제 와 삼황자에게 다정한 눈길을 보내니 그야말로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원태영도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아예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지난밤 빙심찻집이 피바람 속에 초토화됐다. 이미 관아에 수사를 맡겼으나 범인의 수법이 워낙 기괴했다. 끝내 한바탕 불을 질러 찻집을 전소시키는 바람에 시신은 뒤틀리고 타버려 알아볼 수 없었고 시체 속 독성마저 증발해 버렸다. 조금 전 전해진 소식에 의하면 검시관도 범인의 인적이나 독살 수법을 가려내지 못해 사건은 일단 보류된 상태라 했다. 그러나 피해는 막대했다. 그 사람들은 자신과 손 상서가 몇 해 동안이나 은밀히 은전과 시간을 쏟아 강호에서 어렵게 끌어들인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하룻밤 새 거의 전멸하다니! 게다가 수법이 섬뜩했다. 전강훈이라면 전장에서 길러진 실력으로 늘 정면에서 일격에 쓰러뜨리는 게 상례였다. 하지만 최근 두 번, 구연재 사건이든 빙심찻집 사건이든 모두가 독하고 은밀한 수로,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목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어젯밤 심화영이 진 어의의 잘린 머리를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손까지 뻗은 것을 생각하면 혹시 이 모든 짓이 그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NovelRead, All rights reserved

Booksource Technology Lim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