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화
송연정이 그 말을 듣고는 자못 우쭐하여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비록 첩이라 하나 이번에 내려온 예물의 격식이 정실부인 못지않지 않느냐? 훗날 삼황자 전하의 댁으로 들어가도 오늘과 같은 위세만 있다면 왕비와도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다만 네가 좀 실망했겠지만 말이다.”
심화영이 그 말에 눈을 가늘게 뜨며 대꾸했다.
“하나 넌 결국 세상 풍진 속을 떠돌던 여인, 후작 댁을 떠난다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느냐? 손채윤 그래도 상서 댁의 적녀인데...”
“내가 규슈가 아니라고 어찌 단정하느냐!”
송연정이 그녀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그 눈 속의 업신여김과 비웃음이 오히려 분노를 돋워 그만 입에서 불쑥 튀어나온 말이었다.
하고 나서야 부질없는 말을 했음을 깨달았지만 곧 다시 턱을 세우며 오히려 당당히 말했다.
“분명히 장담하건대 훗날 손채윤은 나를 보면 고분고분 머리 숙일 것이다.”
“그 아이는 엄연한 정실부인인 데다 뒤에는 손씨 가문이 버티고 있다. 설마 삼황자 전하께 시집간 후에도 후작 댁이 널 두둔해줄 것이라 생각하느냐?”
심화영은 그녀의 허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을 이었다.
송연정은 콧방귀를 뀌었다.
“두둔 안 해주면 안 주는 것이지. 누가 바라기라도 한 듯 아느냐? 내 등 뒤에 기대 설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손채윤만 상서 댁을 뒷배로 둔 게 아니란 말이다.”
말을 마치며 심화영을 흘겨보았다.
심화영은 그 말을 듣고 눈빛이 번뜩이며 입가에 옅은 웃음을 머금었다.
“그렇다면 축하해주어야겠구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윤희가 영문을 몰라 조용히 그녀 귀에 속삭였다.
“화영아, 무엇을 눈치챈 것이냐?”
그녀는 방금 심화영이 지은 그 미소가 마음에 들어왔다. 살짝 비틀린 듯한 그 웃음 속에 묘하게 차가운 매력이 비쳤다. 나이는 들어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만큼 ‘저 아이가 사내로 태어났다면 방금 그 한 번의 웃음으로도 수많은 규수들의 마음을 빼앗았으리라’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심화영이 고개를 살짝 돌려 고윤희의 귀에 속삭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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