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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곧이어 고윤희가 발걸음을 재촉해 들어왔다. “이 삼황자란 자는 어젯밤에 그 꼴이 되고도 어찌 또다시 청혼하러 온단 말이냐? 설마 송연정과 유씨 부인 배후의 세력이 그토록 대단하여 첩 하나를 들이면서도 이렇듯 요란을 떠는 것이더냐?” 심화영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아는 원태영이라면 첩을 들이는 일에 이런 성대한 형식을 갖출 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전에 약속한 바 있어 오늘 함께 청혼하러 오기로 한 터였다. 다만 어젯밤 연춘루의 사건과 빙심찻집의 참극을 겪은 뒤라면 삼황자가 이제 와서 자신을 아내로 맞으려 할 리는 없었다. 아마 이번 방문은 속셈을 떠보려는 것이 진짜 목적일 터였다. 심화영이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 “어머니, 삼황자 댁 쪽 사람들의 말이 있었습니까?” “분명치 않다. 네 아버지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 나 또한 그 뜻을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문지기가 전하길 삼황자가 예물을 싣고 청혼하러 왔다더구나. 구체적인 사정은 알 수 없다.” 고윤희는 초조한 듯 거닐며 말했다. “내 이미 강석이를 궁으로 보내어 네 아버지를 기다리게 하였다. 지금은 그저 아버지와 명양왕 전하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구나.” 그러면서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화영아,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이 삼황자, 뭔가 수상쩍지 않으냐?” 심화영이 막 입을 열려는 찰나, 바깥에서 난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님, 송연정 아가씨께서 뵙기를 청합니다. 삼황자가 자신을 위해 청혼하러 왔다 하며 안화원에서 기다리겠다 합니다. 유씨 부인도 함께 왔는데 치장한 모습이 마치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합니다.” “유씨 부인이 감히...!” 고윤희의 안색이 싸늘히 굳었다. “설령 삼황자가 청혼하러 왔다 하여도 그들이 감히 내 안화원에는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야!” 그녀가 당장 사람을 시켜 내쫓으려 하자 심화영이 손을 틀어막았다. “어머니, 들이세요.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들어보아야 합니다. 어쩌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고윤희는 잠시 딸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앳된 얼굴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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