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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후작댁의 문지기는 깜짝 놀라 부리나케 앞으로 달려 나왔다. “이 늦은 밤에 전하께서 오시다니 급한 일이 있으신 겁니까?” “화영 낭자는 돌아왔는가?” 전강훈은 마차를 멈추고 창을 가린 천을 들어 올렸다. 달빛에 비친 그의 얼굴은 조각상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잘생겼고 어투에서는 절로 위엄이 느껴졌다. 문지기는 어리둥절하면서도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돌, 돌아오셨습니다.” 문지기는 당연히 걱정되었다. 행여나 심화영이 전강훈의 심기를 거슬러 밤중에 직접 찾아온 건 아닐까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그럼 쇤네가 후작님을 깨워 올까요?” “아니다. 그럴 것 없다. 내가 들어가지.” 전강훈은 강구에게 손짓해 자신의 바퀴 의자를 꺼내오게 했다. 곧이어 그는 손바닥으로 마차의 틀을 단단히 짚으며 힘을 실었다. 그러자 그의 몸이 가볍게 붕 뜨면서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바퀴 의자에 내려앉았다. 문지기는 놀란 얼굴을 하면서 서둘러 대문을 열어주었다. “그래도 쇤네가 후작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 그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밤중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자기 목이 날아갈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강훈은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괜찮다. 불러올 필요 없대도.” 말하면서 전강훈은 바퀴를 굴리며 추월각으로 향했다. 문지기는 얼른 그를 따라가며 말했다. “전하, 이쪽입니다! 오늘 아침에 아가씨께서 유씨 부인과 송연정 아가씨를 서풍원으로 내쫓으시고 지금은 서화원으로 거처를 옮기셨습니다.” 말하면서 그는 전강훈의 표정을 살폈다. 전강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일찌감치 그래야 했지.” 문지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쇤네가 화영 아가씨를 불러올까요?” “아니다. 물러가거라.” 전강훈은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 문지기는 그제야 입을 꾹 다물고 물러났다. 문지기가 사라지니 주위는 그제야 고요해졌다. 은은한 별빛 아래서 옛 가옥은 더 그윽한 분위기를 냈다. 전강훈은 바퀴 의자를 밀어 갈림길에서 멈춰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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