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송로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명양왕 전하께서도 사흘 뒤에 청혼하러 오신다고요?”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삼황자 전하와 맞닥뜨리는 거잖아요? 그런 일이 벌어지면 그 자리에서 칼부림이라도 나면 어찌합니까? 우리 후작댁이 무슨 수로 감당하겠어요!”
“걱정하지 마. 삼황자 전하가 그럴 배짱은 없으니까.”
심화영은 세수하고 침대에 올랐다.
“너희들도 걱정할 것 없어. 내가 생각해둔 게 있으니까. 참, 단향이 상처는 어찌 되었느냐?”
송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침에 아가씨가 나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세민이 잠깐 다녀갔어요. 왕부에서 가져온 금창약을 가져다줬고 지금은 다 발랐습니다. 제가 상처 치료할 때 보니 더는 피가 나지 않으니 감염만 없으면 곧 나을 겁니다.”
심화영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백세민이 단향에게 약을 가져다줬다고?”
그녀는 순간 전생의 기억이 스치듯 떠올랐다. 지난 생의 끄트머리에서 단향은 자주 그녀의 곁에서 백세민을 도와주었었다. 그러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녀에게 말했다.
“삼황자 전하는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제발 멀리하시어요.”
백세민도 종종 그녀를 찾아와 전강훈이 그녀를 그리워해 식사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곤 했었다.
그때의 그녀는 ‘전강훈'과 ‘백세민'의 이름만 들어도 역겨웠던지라 단향의 입을 꿰매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나중에 단향은 송연정과 삼황자의 손에 입막음 당하고 말았지만 그녀는 이제야 귀가 조용해지겠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아마도 단향은 그때부터 백세민을 연모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백세민 역시 단향에게 마음이 있었던 듯했다.
이런 생각에 심화영은 나직하게 웃으며 말했다.
“백세민이 단향에게 제법 잘해주는구나... 되었다. 너도 얼른 돌아가 쉬어라. 나도 오늘 하루 정신이 없었으니 이만 자야겠다.”
그녀는 대충 씻은 뒤 이불을 들추고 자리에 누웠다. 송로는 문을 조심히 닫고 나갔다. 천장을 멀뚱히 보던 심화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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