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화
백세민은 잔뜩 긴장한 심화영의 얼굴을 보며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강훈을 저리 만든 사람은 바로 그녀였고 이제 와서 살리겠다고 하는 사람도 그녀였다. 비록 그도 전강훈이 하루빨리 회복하길 바라고 있었지만 진실이라는 벽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해법에 관해 대화를 나누긴 했으나 그자 말로는 해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고충을 기른다는 것 자체가 원래 적을 해치기 위한 수단이온데 굳이 해독 방법이 필요하겠습니까?”
심화영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조금 전 피어오르던 희망의 불씨가 사그라들고 말았다.
그러자 백세민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고충을 기른 자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지금 바로 붙잡으면 아무래도 낌새는 눈치채고 도망갈 것입니다. 만일...”
“잡아.”
심화영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하지만 후작댁으로 데려오진 말아라. 서쪽 큰길 너머에 빈집이 있으니 거기로 데려가. 열쇠는 이따가 줄 테니까. 모든 준비가 끝나면 날 찾아오면 된단다.”
백세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심화영을 보는 그의 눈빛은 다시금 복잡하게 변했다. 그는 원래 심화영이 막무가내로 일을 처리하면서 후작댁으로 사람을 끌고 올까 봐 걱정되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약점 잡혀 심철호에게 ‘자식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죄'를 들씌우는 꼴이 되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그녀는 아주 철저하게 행동하고 있어 그는 다시금 그녀가 예전의 심화영이 맞는지 의심하게 되었다.
심화영은 지금 그런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그 고충을 기른 자를 반드시 직접 만나고 싶었다. 설령 해법을 얻지 못하더라고 실마리 하나쯤은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녀는 어떻게든 하루라도 빨리 해법을 찾아내고 싶었다.
“그럼 소인은 이만 다녀오겠습니다.”
백세민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곧 하늘이 어두워진 틈을 타 조용히 떠났다. 심화영은 그제야 자신이 추월각 앞까지 왔음을 알게 되었다. 추월각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자물쇠로 채워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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