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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한 차례 삶을 되풀이한 그녀는 이번 생에서 판을 뒤집고자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자면 몇몇과는 틀어질 각오도 해야 했고 믿을 만한 이를 가까이 끌어들일 줄도 알아야 했다. 그랬기에 그는 스스로 몸을 낮추며 입을 열었다. “별것 아닙니다. 말고삐는 제가 잡지요. 이처럼 사람이 번잡한 곳에서는 말을 타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신세를 지겠습니다, 화영 낭자.” 강치현은 일부러 뜸을 들이는 척하면서 이내 말 등에 기대에 편히 누웠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졸기 시작했다. 심화영은 그런 그를 방해하지 않고 말고삐를 잡은 채 조용히 외사관으로 향했다. “저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안에 보는 눈이 많으니 여기서부터는 홀로 들어가시지요.” 그녀는 나무 아래에 말을 세운 후 강치현을 부축해 주었다. 그러고는 작은 약상자를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 “상처에 바르는 약입니다. 나중에 잘 바르시어요.” “신세를 졌습니다, 화영 낭자.” 버드나무 아래 서 있는 남자는 손끝이 하얗고 길었으며 마치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듯 허약해 보였다. 심화영은 알고 있었다. 그가 허약한 것은 병 때문이 아니라 찬 기운을 다스리는 내공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을. 비록 병색이 역력해 보일지라도 만약 적수가 나타난다면 안왕이 열 몇 달려들어도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었다. 심화영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가는 길이 같았을 뿐이니 신세를 졌다고 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인연을 미리 엮어두면 훗날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지만 그녀는 그리 조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는 바로 신세를 갚고 싶은 듯했다. “만일 내일 낭자가 수화당에 간다면, 거문고를 배우고자 한다면 제가 가르쳐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약속하신 겁니다.” 심화영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내일 뵙지요.” 말을 마친 강치현은 세 걸음에 한 번씩 기침하며 비틀비틀 떠나갔다. 심화영은 고개를 돌려 말의 등을 툭툭 쳤다. “자, 가자. 우리는 집에 가자꾸나.” 말과 함께 후작댁에 도착한 심화영은 머리가 어질거려 눈앞에 별이 보이는 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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