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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어둠 속, 준수한 용모와 귀족의 기품이 느껴지는 젊은 장군이 바퀴 의자에 앉아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만약 불구가 되지 않았다면 참으로 눈부신 사내였을 텐데.’ 과거를 떠올린 듯 설현수의 눈빛에 아련함이 묻어났다. 그의 기억 속에 기개가 넘쳤던 이 젊은 장군은 화려한 옷을 입은 채 준마를 타고 전장을 누볐었다. 조금 전에 말을 많이 해서인지 그의 목소리는 조금 쉬었다. 전강훈은 바퀴 의자를 회화나무 아래에 멈춘 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두 개의 찻잔을 바라보며 묻었다. “조금 전에 떠났는가?” “그렇습니다.” 설현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무언가 말하려 했으나 심화영의 당부가 떠올라 도로 삼켰다. 그리고 다른 얘기를 꺼냈다. “그 아이는 좋은 사람입니다. 비록 예전에는 어려서 무모한 짓을 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많이 달라졌지요. 부디 잘 대해주십시오, 전하.” 전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늘 좋은 아이였지.” “...” 설현수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전강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물었다. “화영 낭자가 이곳에 온 연유가 의술을 배우는 것 외에 다른 일도 있었는가?” 그 말에 설현수는 혼약서를 꺼내 건넸다. “이것을 지키지 못하겠다면서 제게 맡기셨습니다.” 전강훈이 어리둥절해하며 혼약서를 받아 드는 것을 보고 설현수가 덧붙였다. “그 아이는 전하와 혼인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물론 전하의 다리를 치료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였습니다. 그것이 자기가 짊어져야 할 과제라 하더군요.”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전강훈이 고개 들어 설현수를 바라보니 그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그는 혼약서를 움켜쥔 손을 살짝 떨더니 한참 후에야 물었다. “하면 내 다리를 치료할 방도가 있겠는가?” 설현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게는 없습니다.” 전강훈은 자기의 다리를 내려다보다가 긴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알겠소.” 설현수는 전강훈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했으나 분노의 기색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아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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