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곧이어 바닥을 짓누르는 듯한 묵직한 바퀴 소리가 천천히 그러나 강하게 울려 퍼졌다. 마치 수천 기병이 한꺼번에 진군하는 것처럼 그 소리는 삼황자의 심장을 짓밟는 듯했다.
원태영은 얼떨떨한 얼굴로 전강훈이 나무 수레를 굴리면서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록 나무 수레에 앉아 있지만 그 모습에서는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당당함과 냉혹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전강훈은 내내 단 한마디도 원태영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
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곡의가 몸을 일으켜 세워 놀란 표정으로 다급히 물었다.
“전하, 방금 강구가 뭐라고 속삭인 거예요?”
그제야 삼황자는 마치 혼이 빠진 사람처럼 창백한 얼굴로 정신을 차렸고 이내 이를 악물며 겨우 말했다.
“앞으로 동궁도, 황위도 모두 꿈도 꾸지 말고 이제부터는 늘 목숨을 조심하며 살라고 했다.”
곡의는 그 말에 온몸이 얼어붙었고 한참 만에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명양왕부가 우리와 완전히 등을 돌린다는 건가요?”
그 말에 원태영의 얼굴은 한층 더 새하얘졌다.
예전에는 누구나 삼황자와 명양왕이 서로 견원지간이라는 걸 알았고 명양왕이 늘 대황자 원시경을 밀어주었으니 결국 황위를 두고 맞서게 될 건 뻔했다. 그렇다 해도 두 집안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는 충돌하지 않고 각자 뒤에서 견제만 해왔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달라졌다.
전강훈이 대놓고 원태영을 밀어내고 모든 곳에서 압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황제는 아들 다섯을 두었으나 다섯째는 겨우 네 살이었고, 넷째도 여덟 살에 불과했다. 나머지 셋, 즉 삼황자 원태영과 대황자 원시경, 그리고 이황자 원상우는 모두 동궁 자리를 노리고 있었고 각자 몰래 힘을 키워온 지도 오래됐다.
전씨 가문이 밀어주고 있는 대황자 원시경은 황후 탁미원의 아들이지만 다행히 황제는 탁씨 가문을 싫어해 덩달아 원시경도 그다지 총애하지 않았다. 그래서 삼황자와 이황자 원상우가 겨우겨우 맞설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이황자 원상우는 또 황제의 가장 총애를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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