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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삼황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입꼬리가 순간적으로 움찔거렸다. 그런데 심화영의 목소리는 꽤 컸고 덕분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까지 하나둘 이쪽을 쳐다보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아니. 저 여자는 눈이 먼 건가? 심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는 얼굴은 선녀 같아도 하는 짓은 엉망이군! 경성에 왔으면 사정부터 좀 알아봤어야지 감히 저렇게 함부로 들이댄단 말이야. 참...” “예전엔 심씨 셋째 아가씨가 연춘루에서 삼황자만 쫓아다녔는데 오늘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네? 누가 심화영을 쫓고 있다니!” “근데 오늘 셋째 아가씨 차림새 꽤 괜찮지 않아? 고상한데 너무 튀지도 않고 이래서 남자들이 줄줄이 따라붙는 거겠지.” “심씨 셋째 아가씨가 비록 예의는 없고 경성 귀족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 대상이지만 적어도 그래도 댁의 문턱은 아무나 넘을 수 없는 곳이잖아. 저런 떠돌이 장돌뱅이가 감히 심씨 집안을 넘본다니 나라를 세운 공신 후손이 어디 동네 잡범이겠느냐?” “자기 분수를 모르고 감히 덤벼들다니!” 비웃음과 조롱이 한데 모였고 이번에는 그 모든 게 삼황자에게 쏟아졌다. 위층에 있던 강구마저 어이가 없어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전하, 삼황자가 변장했다고 해도 저렇게 못 알아볼 리가 있습니까?” 사람들이라면 뒷모습만 봐도 알아볼 법했고 심화영이 경성에서 진짜로 얽힌 남자는 전강훈과 삼황자뿐이었다. 게다가 삼황자가 아까 했던 말투며 눈빛은 아무리 변장해도 오랜 지인이 아니고서는 절대 못 내놓을 반응이었다. 심화영이 그렇게 오랫동안 삼황자를 쫓아다녔던 일은 경성에 모르는 이가 없을 지경인데 정작 그가 다가와서 손을 잡아도 모른 척 내빼니 강구는 진심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강훈은 무심하게 손을 휠체어 팔걸이에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론 코를 살짝 만지며 고개를 기울여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동자엔 묘하게 흥미가 어린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강구는 속으로 분명 잘못 본 거 아닐지 싶을 만큼 전하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간 걸 눈치챘다. 전강훈 역시 이 장면을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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