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유씨 부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다 저 아이가 이렇게까지 달라져 버린 걸까?’
예전에는 자신이 친어머니라는 신분을 내세워 무엇이든 늘 위에서 눌러 왔고 대부분의 일에서 심화영은 늘 자기 말을 따랐다.
이제 와서 이렇게 대놓고 사이가 틀어진 데다 오히려 냉소 섞인 비웃음까지 들어야 하니 이제 와서 애원하듯 고개를 숙이는 게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풍원의 처참한 광경이 머릿속을 스치자 유씨 부인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힘겹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네 어미가 널 낳고 기른 지가 얼마냐. 그동안 네가 무슨 잘못을 했어도 한 번도 벌을 준 적 없었잖니. 지금은 네 어미가 단 한 번 잘못했을 뿐인데 네가 이렇게까지 하는 게 옳으냐?”
억울한 마음에 유씨 부인은 억지로 눈물을 두 줄기 흘렸다.
심화영은 익숙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차마 그녀가 정말 자신을 해치려 했다는 사실만 아니었다면 마음 한편으로는 연민이 스며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저들이 무슨 짓을 해왔는지 떠올리자 가슴이 다시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유씨 부인, 오늘 무슨 말을 하든지 저를 천하에 둘도 없는 불효녀로 몰아세워도 서풍원으로 가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이에요. 처음부터 서화원을 내어준 것도 당신들이 받을 자격이 없던 것을 준 것이었어요. 십몇 년이나 이곳에서 호의호식하며 지냈으면서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저를 해치려 들었으니까요. 개를 키웠더라도 저한테 꼬리를 흔들었겠어요.”
“네 친어머니를 개에 비유하는 거냐?”
깜짝 놀란 송연정은 일부러 크게 소리치며 외쳤다.
“누구 없느냐. 뺨을 쳐라!”
심화영은 싸늘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러자 송로가 몇 걸음 다가와서는 한 손으로 사람을 붙잡더니 손바닥을 번쩍 올려 바로 따귀를 올렸다.
“감히 우리 아가씨께 그런 말을 할 용기는 어디서 난 거냐!”
송연정은 원래도 얼굴에 상처가 있었으니 피할 틈도 없이 그 자리에 얻어맞았다.
유씨 부인이 놀라며 돌아봤을 때는 이미 송연정의 뺨 한쪽이 다시 부어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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