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전부 다는 아니지.”
심화영은 옥비녀를 단단히 고정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씨 부인 쪽은 어찌 되었느냐?”
송로가 대답했다.
“어젯밤 내내 아파서 잠도 못 자고 뒤척였답니다. 새벽부터 마당에는 온통 아가씨를 원망하는 저주가 가득했고요. 지금은 계집종 몇이 모닥불 피워가며 약을 달이고 있습니다.”
“유씨 부인이 계집종들에게 은전을 쥐여주고는 송연정 몫의 일까지 떠맡기게 하였습니다. 지금은 송연정이 유씨 부인의 방에서 요양 중이고요.”
그 말을 들은 심화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유씨 부인, 참으로 송연정을 아끼는구나.”
“...”
송로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섣불리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말을 들으며 심화영은 마음이 전혀 아프지 않은 건 아니었다.
사람이 어찌 금강석이겠는가.
모진 마음을 먹었다 해도 친모에게서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아예 없을 리 없었다.
하지만 얻지 못하는 것을 아무리 원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녀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가슴속 답답함을 꾹 눌렀다.
그리고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서 전하거라. 내가 분명히 말했다고. 유씨 부인은 기껏해야 첩일 뿐이다. 게다가 지금은 몸 상태도 깨끗지 못하니 서화원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그 격을 더럽히는 일이다. 송연정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계집종이 무슨 자격으로 서화원에 들락거리느냐? 당장 짐 싸서 뒤쪽 서풍원으로 옮기게 하여라.”
송로는 잠시 얼이 빠졌다.
“서풍원은 오랜 세월 손도 안 댄 곳이라 지금은 사람이 지내기 어려울 텐데요...”
하지만 이내 미소를 머금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잘하셨어요, 아가씨! 애초에 서화원을 저들에게 내주는 게 아니었지요! 서화원은 원래 후작 댁의 아가씨들이 쓰던 데 아닙니까? 그런데 송연정이 무슨 자격으로요? 더구나 유씨 부인, 자기 딸은 내팽개치고 외조카 데려다가 좋은 방에 먹고 자게 하다니,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심화영은 속으로 싸늘한 웃음을 삼켰다.
유씨 부인의 친딸은 자기가 아니라 송연정일지도 몰랐다.
‘명양전하 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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