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최 의원은 떠나며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이 일은 내가 대신 전해 보겠소. 다만 다음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소. 내가 계속 후작 댁을 드나들면 수상히 여기는 이들이 생길 테니 말이오.”
“무슨 일 있거든 계집종을 시켜 약방으로 약을 지으러 보내시오.”
“알겠습니다.”
유씨 부인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최 의원은 계집종 둘을 데리고 자리를 떴고 추월각 앞을 지날 때, 그쪽을 한 번 흘긋 바라보며 마치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사람이 어찌 하루아침에 전혀 딴사람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계집종 둘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따라갈 뿐이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발걸음을 다그쳐 멀어졌다.
방 안에서는 송연정이 계속 울고 있었다.
“이모님, 만에 하나... 심화영이 정말 저렇게 변해버린 거라면 우린 이제 어쩌죠? 그리고 이 상처도 도대체 언제 나을지 모르겠어요. 내일부턴 또 나가서 일해야 한다는데...”
“아이고, 우리 불쌍한 연정이...”
유씨 부인은 목이 메인 채 그녀 앞으로 다가와 꼭 껴안았다.
눈물방울이 그녀의 머리 위로 뚝뚝 떨어졌다.
“내일은 내가 다른 계집애들한테 부탁해서 너 대신 일을 시키마. 이모가 아껴둔 비상금이 조금 있으니 그 돈 쥐여주면 그놈들 눈이 뒤집혀서 뭣이든 할 것이다.”
“네 몸이 좀 나아지면 이모가 어떻게든 널 이 집에서 빼내마. 내 이 목숨 바쳐서라도 널 꼭 좋은 곳에 들여보내서 저 옆 못된 계집은 평생 너 발뒤꿈치도 못 따라오게 만들 테니라!”
“이모님이 아니었으면... 전 정말 어쩔 뻔했을까요?”
송연정은 그녀 품에 파고들며 흐느꼈다.
“정말이지, 이 세상에 이모님 같은 분은 없어요...”
“어찌 내가 너를 두고 가겠느냐. 이 이모는 죽는 날까지 네 곁에 있을 것이다...”
방 안의 대화는 점점 낮아졌고 밤은 깊어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심화영은 악몽에서 깨어났다.
침상에 앉은 채, 천천히 밝아오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전생의 많은 일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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