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졸리시면 어서 눈을 붙이셔야지 그게 무슨 말이냐?”
심화영은 농담하듯 싱글벙글 웃고 있는 자윤을 가볍게 흘겨보았다.
자윤은 혀를 쏙 내밀며 장난스레 말했다.
“하나 괜찮사옵니다. 앞으로는 후작 댁 모두가 아가씨를 좋아하게 될 테니까요.”
심화영은 그 말에 웃음으로 답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 안으로 들어선 뒤, 단향의 상처를 다시 살펴보았다. 다행히 상처는 더 이상 피가 나지 않고 있었고 그녀는 그제야 안심했다.
다른 세 계집종들에게 단향을 곁에서 지키게 한 뒤, 책상가에 홀로 앉아 오늘 삼황자가 건넨 쪽지를 펼쳐보았다.
그 종이 위의 글귀는 전생에서 보았던 것과 한 자도 다르지 않았다.
[화영 낭자, 오늘 부득이하게 왕부에서 낭자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니었어요. 내 마음속에는 오직 낭자 하나뿐입니다. 하나 지금은 명양왕이 집요하게 낭자를 붙잡고 있고 그자는 군공까지 세운 몸이니 내가 그와 정면으로 다투게 되면 아바마마께서 그자를 달래려 낭자를 강제로 시집보내실지도 모릅니다. 어명이 떨어지면 그땐 더는 물릴 수 없게 되죠.]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반드시 언젠가는 낭자를 내 집으로 데려올 것입니다.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오늘 유씨 부인과 송연정의 일도 나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괜히 우리가 휘말려버려서 낭자가 왕부에서 위태로워진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우리, 내일 연춘루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정말 보고 싶네요.]
[낭자가 명양왕과 다정히 눈빛을 주고받는 걸 보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하지만 드러낼 수도 없죠. 화영 낭자, 날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런 괴로움을 외면하진 않겠죠? 나는 믿습니다.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해후할 날이 오리라고요. 내일 오전, 연춘루 3층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와 줄 수 있겠나요?”]
전생의 심화영은 이 글을 읽고 너무도 상심하여 이불을 끌어안고 침대 위에 엎드려 하염없이 울었다.
그땐 그렇게 믿었다. 자신과 원태영 두 사람은 모두 전강훈에게 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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