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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심진성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심화영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목소리는 낮고 약간 쉰 기색이 섞여 있었다. “네 말을 듣고 있자니 등 뒤에 가시가 돋는 듯 불편하구나. 다만...” 그는 눈빛을 가늘게 좁히며 말을 이었다. “지금 너를 보고 있으려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과연 너는 내 여동생이 맞는지... 아니면, 여동생이 아닌 남동생이 된 건지.” 대제국은 남자가 바깥일을, 여자가 안살림을 도맡는 세상이다. 보통의 여인이라면 내명부 안에서 살아가며 조정의 일엔 일자무식이 대부분이다. 오직 남자만이 과거 시험을 치르고 명예를 얻으며 조정과 세상사를 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심화영은 궁중의 암투와 조정의 물밑 거래를 두 눈으로 보고 온 듯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었다. 말마다 핵심을 꿰뚫고 논리 또한 빈틈이 없었다. 이런 영혼이 고운 얼굴에 깃들어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괴이한 일이다. 더구나 그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주일 넘게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의원들조차 소생은 불가하다고 말하던 찰나 절에 가서 뽑은 부적조차도 ‘7일이 지나면 혼이 돌아오리라, 그러나 그 혼은 본래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라’라 하였으니 소름 끼치는 기이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말을 떠올릴수록 심진성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 ‘지금 이 육신 안에 깃든 것이, 정말 화영이가 맞긴 한 것인가?’ 그녀는 자신이 대체 어떤 오해를 받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라버니?” 심진성은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말았다. “별일은 아니다. 네 말이 옳다. 온성해 일은 내가 신중히 알아보마.” 심화영은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일은 명양전하께도 따로 부탁드렸습니다. 저 또한 그자를 한번 직접 만나보려 합니다.” “그래... 너도 마음 다잡고 열심히 하거라.” 대문 앞에 이르자 심진성이 불쑥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딘가 다정하게, 어깨동무라도 할 듯한 몸짓이었다. “한가할 때는 좀 자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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