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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그의 목소리는 낮고 말하는 속도도 느렸으나 묘하게도 강한 압박감과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심화영은 그 말에 놀라거나 겁먹지는 않았다. 다만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이내 깨달았다. 며칠 사이 자신의 변화가 너무 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것도 그들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었다. 정신을 차린 심화영은 조용히 웃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러고는 담담히 말했다. “사실 오라버니께서는 오래전부터 제가 유씨 부인의 친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짐작하고 계셨지요. 하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입 밖에 내신 적은 없었습니다. 그건 곧 제가 유씨 부인의 친딸이든 아니든... 오라버니께서는 저를 진심으로 아우로 여기고 계셨다는 뜻 아닙니까?” 심진성의 눈동자가 가늘게 흔들렸다. 눈앞의 여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으나 그 안에는 알 수 없는 체념과 쓸쓸함이 함께 담겨 있어 섣불리 의심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전씨 가문은 그렇지 않지.”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게다가... 넌 정말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는 것이냐? 명양전하가 멀쩡히 걸어 다닐 때는 그토록 싫다 하더니 이제는 바퀴 의자에 앉게 되자 갑자기 마음이 돌아선다? 누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겠느냐.” “그건 누가 보아도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러는 거지. 전하가 네 큰언니를 택할 수만 있다면 그분들 역시 네 말은 헛소리로 여기셨을 게다.” “지금은 그저 제발 너만이라도 사고 치지 말고 좀 조용히 지내주기를 바라고 계실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니까.” 그는 일부러 말끝을 약간 날카롭게 세웠다. 어차피 유씨 부인과 송연정, 그리고 삼황자, 손 상서 사이에 얽힌 불미스러운 일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나 다름없었다. 심화영이 그들과 가까이 지내온 세월이 얼마인가. 예전의 그 거칠고 제멋대로였던 성정까지 생각하면 무슨 계기가 있었던들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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