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A시에서 도서찬의 권세와 지위는 누구도 넘볼 수 없었다. 수많은 여자가 앞다투어 무릎이 부서지더라도 매달리고 싶어 하는 남자이니까.
그런데 그런 남자가 바로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다니.
그 순간 한연서는 자신이 이겼다고 느꼈다.
그저 조금만 손을 썼을 뿐인데 도서찬은 정말로 자신을 사랑해 버렸다.
정말로, 깊이, 뜨겁게 사랑했다.
황노을 따위, 대수랴.
한연서는 도서찬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평온했고 검은 눈동자는 저쪽에 있는 이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그녀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연서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이나가 고개를 숙이고 무너지는 꼴, 그 비참한 순간을 함께 즐기려고 기다리는 것 같았다.
반면 황노을 쪽에서 주민재는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벌떡 일어났다. 그는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
“도서찬 이 자식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는 목소리를 누를 수도 없었다.
황노을이 그의 팔을 눌러 붙잡지 않았다면 이미 도서찬에게 달려갔을지도 모른다.
“한연서를 데리고 온 것도 모자라 자신의 번호표까지 맡겨 물건을 사게 하는 것도 참았다 치자. 모이사나이트를 너와 경쟁하게 만든 것도, 저 녀석이 그 보석의 의미를 몰랐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뭐지?”
주민재는 화가 나 가슴을 들썩였다.
“기자가 현장에 있고 곧 기사도 나갈 건데 이런 공개 경매 현장에서 내연녀를 위해 천등을 밝히다니! 아직 이혼조차 하지 않은 본처를 어떤 위치에 두는 거야?”
주민재는 여전히 태연한 황노을을 바라보았는데 그 눈빛에는 분노보다는 안쓰러운 기색이 더 컸다.
비록 별장 안의 경매가 폐쇄적으로 진행되고 규칙상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 해도 막상 끝나고 나가면 이야기는 퍼질 게 뻔하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
기자도, 한연서도,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터였다.
결국 ‘황노을’이라는 이름은 세상의 웃음거리로 변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직 아무도 이나가 곧 황노을이라는 걸 모른다는 것이다.
그게 알려지는 순간은... 주민재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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