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이들 그림 속에는 분명 예술적인 재능이 엿보이는데 애들의 처지가 그걸 이어갈 수 없게 만들잖아요.”
“이번 자선 경매회가 그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주안 그룹에서 주최하는 행사니까 믿을 만하죠. 어차피 매년 큰 금액을 사회 공헌 쪽에 쓰는 회사니까. 기금이 허투루 쓰일 일은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좋네요. 그런데 하반기 경매 품목 중에 뭐 눈여겨본 거 있으세요?”
“품목이고 뭐고 다 제쳐두고, 난 그냥 888번이랑 823번이 누가 이기는지 보고 싶어요!”
“저도요! 너무 스릴 넘쳐요.”
“내기할래요? 누가 이길지.”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잔잔하게 흘러가던 대화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들떠 있었고, 마치 경마장에라도 온 듯 흥분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정작 그 화제의 중심인 황노을은 구석에 기대어, 그 소란을 멀찌감치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불현듯 그녀 앞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황노을이 천천히 몸을 돌리자 미간을 찌푸린 채 자신을 보고 있는 도서찬이 서 있었다.
뒤편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의 떠드는 내기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세상은 깊은 밤처럼 어두워졌다.
“왜 그랬어요?”
도서찬이 입을 열었다.
두 사람 모두 그가 모이사나이트에 입찰한 일을 말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황노을은 대답 대신, 그의 검은 눈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되물었다.
“그럼 도 대표님은요? 왜 그런 거예요? 한연서 씨 때문이에요?”
도서찬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이 질문을 듣기 전까진 자신의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늘 그래왔듯, 해야 한다고 믿으면 그저 행동에 옮겼을 뿐. 그게 그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지금, 한연서 때문이냐는 물음에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사실 그는 단지 그 보석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는 게 싫었을 뿐이다.
그뿐이었다. 그런데 왜 원치 않았는지는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눈앞의 여자는 유난히 가녀려 보였다. 옥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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