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황노을의 얼굴색은 여전히 평온했다. 차서진이 말한 그 정보는, 사실 차명 그룹 내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 “혹시 황노을 씨를 아세요?” 차서진이 불쑥 물었다. “모릅니다.” 황노을은 담담히 대답했다. 차서진은 고개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그럼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황노을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이상할 것 없죠. 어쩌면 예전에 황노을 씨가 그 모이사나이트를 마음에 들어 했다가,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넘겼을 수도 있고요. 그렇게 돌고 돌아 지금 이 경매장에 나온 거겠죠.” “그건 좀 달라요.” 차서진이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들리는 말로는 황노을 씨가 그 보석을 굉장히 아꼈다던데요? 당시 경쟁자가 있었는데 꽤 대가를 치르고서야 손에 넣은 거라 쉽게 내놓을 리 없다는 얘기였어요.” 황노을은 잠자코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시선이 오래 이어지자 차서진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러다 황노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결국은 내놓았네요?” 모이사나이트가 자선 경매에 등장한 이상, 그것이 누구 손을 거쳤든 간에 결국은 다들 매각하기로 결심한 셈이었다. 차서진은 순간 아무 말도 못 했다. 황노을의 말이 너무나도 그럴듯했기 때문에 반박할 틈조차 없었다. “실례하겠습니다.” 황노을은 말을 마친 후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몇 걸음 채 못 가, 정면에서 마주친 얼굴에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연서였다. 황노을은 골치가 아파졌다. 피해 가고 싶었지만 한연서가 일부러 길을 막고 다가왔으니 말이다. “이나 씨!” 먼저 입을 연 건 한연서였다. 황노을은 멈춰 서서 그녀를 잠자코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하는지 기다렸다. “충고 하나 해줄게요.” 한연서의 눈빛은 노골적인 위협으로 번들거렸다. “괜히 발을 들이지 말라는 거예요. 이나 씨는 그저 민재 씨가 데려온 파트너일 뿐인데 어떻게든 서찬 오빠 체면도 좀 세워줘야죠. 계속 이러다간 이나 씨도, 주민재 씨에게 해가 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