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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5화

소희도 웃으며 요요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구택이 그 모습을 보고 얇은 입술을 살짝 열며 미소 지었다. “아버지를 닮아서 영리하지.” 김화연과 노정순이 함께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계단은 고요했고, 노정순은 손을 뻗어 요요를 품에 안았다. “이리 와, 할머니가 안아줄게.” 요요는 전혀 낯가림 없이 두 팔을 뻗어 안겨 왔고,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두 사람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발을 옮겼다. 김화연이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 일은 우연이 아니에요. 전에 인터넷에 이미 소희를 흠집 내려는 글들이 돌았잖아요. 누군가 분명히 겨냥하고 있는 거예요.” 노정순은 이번 일을 통해 상황을 알아챈 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한결같이 온화하던 눈빛에 싸늘한 기운이 스쳤다. “누가 했든, 우리 임씨 집안을 너무 얕봤네.” 김화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같은 집안은 애초에 평온할 수가 없죠. 중요한 건 가족이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안에서 흔들리지 않으면 밖에서 틈탈 구석이 없는 법이죠.” 그 말에 노정순이 동의하며 웃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구택이와 소희의 사이를 걱정해 본 적이 없어.” 그러곤 김화연에게 물었다. “시원이와 청아는 언제쯤 결혼식을 올리나요?” 그 말에 김화연은 요요의 작은 손을 쥐고 장난스럽게 놀아주며 웃었다. “그건 우리 시원이 하기 나름이죠.” 구연은 파티장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어쩐지 모두가 낯설게 바라보는 것 같아, 서둘러 백호균에게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떴다. 조용한 복도를 걷던 구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구연 씨, 재미있었어요?] 심명의 늘어지듯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구연은 걸음을 멈추고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이를 악물 듯 대꾸했다. “재밌네요. 아주 재밌어요.” 심명이 낮게 웃었다. [아직도 놀고 싶어요? 난 시간이 많거든요. 언제든 상대해 줄 수 있어요.] 구연은 창밖 정원을 바라보며 더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는 낮게 말했다. “심명 씨, 내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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