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12화
심명은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리며 비릿하게 웃었다.
“구연 씨, 지난번에 우리 다시는 안 본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네요.”
구연은 잠시 놀란 기색을 보였다.
“알고 보니 도련님이셨군요. 몰라뵈었네요.”
심명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머금고 구연을 지켜봤는데, 마치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시험하는 듯했다.
구연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딱딱한 사무적인 어조로 말했다.
“저는 회장님을 뵙고 업무 이야기를 나누러 온 거예요.”
심명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우리 그룹하고 임씨 그룹은 원래 사업적 교류가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무슨 일로 우리 아버지를 찾아온 거죠?”
“아니면 혹시 구연 씨가 날 보고 마음에 들어서 일부러 가까이 다가오려는 거 아닌가요?”
심명의 자만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구연은 심호흡을 하고 침착하게 대꾸했다.
“원래부터 교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사모님이 오신 뒤로 두 집안의 거래가 점차 끊긴 것뿐이죠.”
“하지만 저는 사적인 감정이 회사 일에 끼어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심명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서서히 웃음을 지었다.
“옳은 말이에요. 구연 씨는 정말 안목이 높고 사사로움이 없네요. 그러니 임구택이 널 중히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그 안목과 기개라면 나도 다시 보게 되네요.”
구연은 서류를 두 손으로 들고 꼿꼿이 선 채로 답했다.
“과찬이세요. 전 단지 비서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거든요.”
심명은 입술을 비웃듯 말아 올렸다.
“우리 회사에 구연 씨 같은 비서가 있다면, 임씨그룹 쯤은 금세 넘어설 수 있겠는데요? 차라리 우리 쪽으로 오지 그래요? 연봉은 두 배로 주죠.”
구연은 담담히 말했다.
“죄송해요. 저는 당분간 임씨그룹을 떠날 생각이 없어서요. 그 마음만 감사히 받을게요.”
“아쉽네요.”
심명은 진심인지 농담인지 모를 어투로 중얼거리자 구연은 고개를 숙였다.
“이제 돌아가서 사장님께 보고드려야 해서, 먼저 실례할게요.”
구연이 자리를 떠난 뒤, 심명은 손에 쥔 라이터를 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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