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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황노을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곧 그림자를 뚫고 드러난 그녀는 2층 난간에 서서 도서찬과 함께 사람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조명이 닿자, 은빛 드레스가 물결처럼 그녀의 몸을 감싸며 반짝였다. 눈을 뗄 수 없는 존재감이었다. 그녀는 주명철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예를 표했다. “이 모이사나이트에 더 입찰하실 분 계십니까?” 주명철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으나, 누구도 응답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조차 없었다. 30초가량의 정적이 흐른 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두 분께 묻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입찰은 모두 자발적인 것입니까?” “네.” 도서찬과 황노을이 동시에 대답했다. 주명철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높이 들어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장내의 조명이 일제히 바뀌더니 묵직한 북소리가 울려 퍼지며 긴장감이 더 고조되었다. “여러분, 저 주명철은 주안 그룹의 명예를 걸고 보증합니다. 오늘 두 분의 응찰에는 어떤 악의적 가격 올리기나 조작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분위기는 묘하게 흘렀다. ‘대체, 왜?’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도서찬은 미간을 좁히며 황노을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숙였다. 주명철은 이미 그녀가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었다. 비록 그녀가 주민재를 통해 판매자 정보를 철저히 감췄지만, 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어쩌면 그는 처음부터 이 모이사나이트가 그녀의 아이를 위해 준비된 생일석이라는 사실까지도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남편과 내연녀가 자기 아이의 생일석을 빼앗으려 든다면, 아내로서 그것을 막고자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그것뿐일까?’ 황노을의 눈길이 도서찬을 향해 머물렀다. 그녀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 순간, 도서찬은 눈을 떼지 않고 끝까지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 말 없는 기류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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