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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그건 아주 오래전 일이에요. 해외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던 바로 그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어요. 하지만 뺑소니 가해자는 달아나고 저는 보상조차 받지 못했죠. 삼촌은 서둘러 집을 차지하려 했고 결국 저를 내쫓았어요. 그때 저는 절망 끝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SNS에 글을 올렸고 은행 계좌 번호도 함께 적었어요. 누가 제 이야기를 믿어주겠나 싶었는데... 놀랍게도 그날 밤, 계좌에 4억이 들어왔더군요. 단 한마디 말도 없이요.” 그저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와 함께, 이 기회를 발판 삼아 훌륭한 인재가 되어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으라는 응원 메시지만 남겼을 뿐이었다. 채연희는 유학길에 오르던 날, 서러움에 복받쳐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잔혹한 운명과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원망이 섞인 눈물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진여울을 만난 후에야 비로소 익명의 후원자가 진여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여울은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그녀 또한 남모를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겼고 재능이 뛰어난 언니는 누군가에게 떠밀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식물인간이 되어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채연희는 진여울에게서 온채하라는 이름을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 이름에 담긴 깊은 증오와 원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온채하의 사진도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실제 모습은 더 까칠하고 차가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의 여자는 청순하고 연약한, 가련한 분위기를 풍겼다. 최근 들어 진여울은 불안한 듯 끊임없이 그녀에게 묻곤 했다. “연희야, 정말 내가 온채하보다 못한 걸까? 그래서 승호가 나한테 이러는 걸까?” ‘여울처럼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 어떻게 온채하 그 악독한 년보다 못할 수 있단 말인가?’ 채연희는 더 이상 진여울이 그렇게 스스로를 의심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온채하를 납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온채하 씨는 배승호랑 십 년 넘게 함께했으니 배승호가 마음이 변한 게 억울하겠죠. 하지만 배승호는 여울이랑 제 병원에 정말 많이 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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