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화
온채하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배승호도 형부처럼 바쁘지 않은데.’
전화를 끊자마자 그녀는 바로 차를 몰아 배성 그룹으로 향했다. 신우혁이 정말 회사에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인사팀에 도착하자 야근 중인 직원은 고작 두세 명에 불과했다. 온채하는 가까이 다가가 직원에게 물었다.
“실례합니다. 신우혁 씨 계시나요?”
키보드를 두드리던 여직원이 고개를 들더니 두꺼운 안경을 올려잡으며 대답했다.
“그분은 벌써 퇴근하셨어요.”
“인사팀이 요즘 바빠요? 요 며칠 야근을 많이 하시는 것 같던데요.”
“예전에 그 인수 합병 안건이 마무리될 때는 좀 바빴지만, 최근에는 한산해졌어요. 그쪽하고 무슨 관계시죠? 부인이세요?”
온채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아니요.”
여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키보드를 정신없이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해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 앞서 우리가 바쁠 때도 신우혁 씨는 바빠 보이지 않았어요. 아내와 금실도 좋고, 우리 상사도 그분을 매우 아꼈어요. 마치 고위층 관계자의 친척인 것처럼요. 어쨌든 우리 부서 상사는 그분에게 일을 맡기지도 못했어요. 신우혁 씨는 지금 퇴근이 가장 빨라요.”
그 여자는 불만이 가득하게 말을 이었다.
“일은 모두 우리에게만 쏟아졌어요.”
온채하의 눈가에 맴돌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부서가 가장 바쁠 때도 형부는 바쁘지 않았다는데 왜 그렇게 늦게 집에 돌아온 걸까?’
계단을 내려와 로비에 도착한 그녀는 밖에서 들어오는 진여울과 배승호를 마주쳤다.
진여울은 무의식적으로 배승호와 거리를 두며 온채하에게 웃음을 지었다.
“채하야, 퇴근이 이렇게 늦은 거야?”
온채하는 그녀의 연기를 외면했고 배승호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쳐 떠나버렸다.
그 자리에 멈춰 선 배승호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쫓아가려 했지만 진여울이 갑자기 그를 불렀다.
“승호야.”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위층으로 향했다. 그는 원래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노트북을 챙기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위층에서 열리는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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