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화
운성 빌리지.
온채하는 우울증 진단서를 산산이 찢어버린 뒤 침대에 몸을 던졌다.
자고 싶었지만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릿속에 어머니의 모습이 끊임없이 스쳤다.
얼굴을 본 적은 한 번뿐이었다.
그녀가 온채하에게 남긴 말도 짧은 한마디뿐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기억 속엔 어머니의 사랑도, 아버지의 관심도 없었다.
돼지우리 같은 집에 버려진 온채하는 동생을 돌보며 살았다.
제대로 된 음식에는 손도 대지 못했고 배가 고플 땐 남이 먹고 남은 찌꺼기나 곰팡이 핀 짠지를 훔쳐 먹어야 했다.
언니인 온이윤은 늘 온채하가 짠지를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사실 어린 시절의 온채하가 유일하게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음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온채하가 멍한 얼굴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비록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없었다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어머니를 원망한 적이 없었다.
어머니도 어쩔 수 없었으리라.
커가면서 그녀는 깨달았다.
그날 목을 조르던 그 손이, 얼마나 가혹한 결심 끝에 내려진 것이었는지를.
만약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면 어머니도 결코 그런 짓을 하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왕현읍에서도 명문대생이 배출된 적이 있었다.
그럴 때는 늘 청출어람이라는 말과 함께 고을 전체에서 잔치를 벌였다.
북과 꽹과리 소리로 요란했지만 그곳에서 한 마리의 봉황이 추락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온채하는 자신의 어머니가 바로 그 봉황이라고 생각했다.
잠은 끝내 오지 않았다.
왕현읍의 기억을 떠올린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어제와 오늘 겪은 일들로 머릿속은 이미 폭발 직전이었다.
그때, 아래층에서 요란한 소음이 울려 퍼졌다.
곧이어 방문이 세차게 두드려졌다.
“온채하!!! 당장 나와!!! 당장 나오라고, 이 썩을 년아!”
조예림이었다.
온채하는 이불로 머리를 덮어버렸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 순간에 문을 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예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먹이 벌겋게 부어오를 때까지 문을 쾅쾅 두드리며 고래고래 고함쳤다.
“네 그 더러운 엄마는 시골에 팔려 가서도 남자나 꼬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