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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온채하의 두 볼이 순간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온 교수가 학계에서 얼마나 넓은 인맥을 지녔는지 그리고 그해 직접 배승호를 추천해 해외 대회에 참가시켰던 일을. 그날 배승호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교수님께 식사를 대접하자고 했었다. 그때만 해도 교수의 아내가 살아 있었다. 그러나 식사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온 교수의 몸은 늘 좋지 않았고 부부는 오래 버티면 언젠가 잃어버린 딸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하나로 운동을 이어왔다. 그러나 재작년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로 그의 건강은 급격히 기울고 말았다. “기억나요. 그때 교수님이 날 속이셨잖아요. 승호가 친손자라고.” “아하...” 온 교수는 웃음을 터뜨렸다. 병색이 잠시 사라진 듯 보였으나 이내 지팡이를 움켜쥔 두 손에 힘이 들어가며 기침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온 교수는 사람이 지나치게 각진 구석이 없어서 연배가 크게 다른 장선우와도 함께 차를 마시며 바둑을 두곤 했다. 어느 날 장선우가 배승호가 숨겨둔 연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자 그 이야기를 그와 나누며 즐거워했다. “그 여자애가 온채하라고 합니다. 참 예쁘더군요. 승호 녀석 눈이 좋죠. 수업 빼먹던 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배승호는 학교 안에서 교수와 학생들 모두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온 교수 또한 그 과묵하면서도 자존심 강한 청년을 아끼고 있었고 그래서 이야기에 기꺼이 동참했다. “젊을 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큰 복이야. 학창 시절의 설렘은 다시 오지 않지. 사회에 나가면 사랑조차 많은 걸 고려해야 하거든. 그날 내가 승호를 데리고 유명한 교수님들을 소개하려 했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하나하나 사과하고는 급히 달려갔지. 동생이 갑자기 고열이 났다면서.” 온 교수는 바둑돌을 내려놓으며 웃었다. “우리가 무슨 고리타분한 노인네라고 그의 마음을 몰라보겠나. 다들 그 여자애가 누군지 궁금했는데 네가 먼저 본 셈이지.” 장선우는 웃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습니다. 젊은 시절의 설렘이란 다시는 쉽게 찾아오기 어려운 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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