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안시훈은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 패거리의 우두머리가 그의 몸을 발로 세차게 걷어찼기 때문이었다.
“네 부모가 이 좁아터진 골목에 산다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괜히 잔머리 굴리지 마! 구질구질한 빈민촌에 사는 새끼가 벤츠를 타? 네 주제에 벤츠가 말이 되냐?”
안시훈의 얼굴은 피투성이였다. 코와 입이 다 터져 있었지만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골목은 깜깜했다.
오래된 가로등 불빛이 간헐적으로 깜박이며 칙칙한 골목을 비췄다.
온채하는 숨을 고르며 좁은 길목에 몸을 웅크렸다.
여기까지 도망치느라 얼마나 많은 도로를 달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곳은 노북로.
낡고 빽빽이 들어선 집과 외지 노동자들이 몰려드는 싸구려 임대촌...
감시 카메라는 있어도 늘 고장 나 있었고, 그것을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 안시우의 큰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온채하는 패거리들이 흩어지고 나서야 조용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멀찍한 곳에서 안시훈을 미행했다.
그가 멈춰 선 곳은 허름한 양철 대문 앞이었다.
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누군가 급히 문을 열어주었다.
이윽고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상에! 이게 무슨 꼴이야! 대체 누구 짓이니!?”
집 안의 불빛이 켜지자 안시훈의 상처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가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차 좀 가져갈게, 엄마. 갚을 돈이 좀 있어서 차를 팔아야 해.”
“...”
그 말에 여자의 얼굴이 굳었다.
“차는 네 아버지가 끌고 나갔어. 오늘도 동네 간부한테 소식 뜯으러 갔거든. 근데 대체 무슨 일이야? 얼마나 빚졌는데?”
“... 4천만.”
그 말에 여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안시우네 부모한테 달라고 해! 걔네는 돈이 없대?!”
안시훈이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
“그쪽도 이제 돈 없어. 시우 누나도 미쳐버렸잖아. 그 두 사람한테 돈을 줄 리가 없지. 집에 수백억, 차에도 몇억이나 나갔어. 내 학비까지 더해져서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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