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0화
해외 현장의 운영은 총괄 기술 책임자 없이는 돌아갈 수 없었고 박은영에게 주어진 시간은 매우 촉박했다.
그래서 웨딩드레스를 맞추는 일도 서둘러 체형을 측정하고 주문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어야 했다.
이번 일에는 국내에서 경호원이 동행하였으며 전세기로 픽업 서비스도 제공되었다.
심가희는 아직 그곳에 머물러 있었고 박은영은 직접 가서 전체적인 상황을 확인해야 했다.
유태진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박은영에게는 마음껏 날아오를 넓은 무대가 필요했고 유태진은 그녀를 속박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디서든지 그녀를 뒷받침해 주는 지원군이 되고 싶었다.
비록 박은영과 떨어지기는 싫었고, 상부의 결정이 다소 비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유태진은 여전히 그녀의 선택을 지지해 주었다.
유태진은 능력이 크면 책임도 크다는 그런 논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본의 아니게 무거운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수석에 앉아 아이패드로 코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박은영의 모습을 보니 그녀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의미를 느끼는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느껴졌다.
박은영은 오늘 집을 나설 때 머릿속이 사실 많이 복잡했다. 소원이와 떨어지려니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었다.
박은영은 원래 미련이 많은 성격은 아니었지만 소원이가 그녀의 손을 잡고 웃는 모습을 떠올리니 문득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박은영이 일로 마음을 달래려는 듯 허둥지둥 서두르자 유태진은 그런 그녀의 심정을 읽기라도 한 듯 다가와 목덜미를 살며시 주물러 주며 말했다.
“아니면 내가 소원이 데리고 같이 갈까?”
박은영이 유태진을 바라보았다.
“당신도 그곳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잘 알잖아요. 당신은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소원이는 절대 안 돼요.”
유태진은 물론 농담이었다. 그제야 박은영의 얼굴에 예전의 활기가 조금 돌아오는 것 같아서야 그는 옆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괜찮다고 한 적 있어? 나도 걱정이야. 만약 결혼식 전날 은영 씨가 못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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