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2화
박은영은 문득 이 일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반지는 거액에 낙찰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었다.
그런데 유태진의 반지는 급하게 제작한 것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태진 씨는 그때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걸까?’
그러다, 그의 평소 모습이 떠올랐다. 유태진은 자신이 한 일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말보다 행동으로 마음을 보여줬고, 누군가를 위해 진심을 쏟을 때면 이익이나 보답 같은 건 바라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그녀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그의 세심한 손끝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만약 태진 씨가 그렇게 묵묵히 뒤에서 모든 걸 준비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 인연이 이렇게 깊어질 수 있었을까?’
그녀는 숨을 고르며 그를 바라봤다.
“당신은 참... 감추는 데 능하네요.”
유태진도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럼 나, 이제 와서라도 자랑하면 안 돼?”
박은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지만, 그의 농담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두 사람의 거리가 좁혀지며, 공기가 미묘하게 달아올랐다.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워진 순간, 그녀는 천천히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 동작은 말보다 더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박은영은 눈을 감은 채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댔다.
가까이서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과 규칙적인 숨결이 묘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아팠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이 순간만큼은 모두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태진 씨, 빨리 나아요. 다 회복되면... 같이 아이 보러 가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단함이 배어 있었다.
그건 새로운 시작에 대한 약속이자, 두 사람에게 다시 숨을 불어넣는 말이었다.
‘이제는 지나간 일에 신경 쓰지 말자. 사람은 결국 지금과 미래를 살아야 하니까.’
...
유태진은 언제나 한발 앞서 있었다. 그건 그녀의 속도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묵묵히 걸음을 맞추며, 자신과 그녀가 같은 길 위에 서 있다는 걸 조용히 행동으로 증명해 왔다.
그와 함께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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