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5화
이것은 이효정이 이전에는 전혀 본 적 없던 박은영의 모습이었다.
지금 박은영이 이 정도의 담보를 제공해 주고 심지어는 확실하게 인맥까지 연결해 일을 진행시킬 수 있는데 여기서 또다시 반대하고 나선다면 명백히 어리석은 행동인 데다가 제대로 미운털이 박혀버리고 말 것이다. 훗날 유태진 대표가 다시 회사로 돌아온다면 골치 아픈 정산을 해야 할 게 분명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이사들은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결국 이효정과 미리 언질이 있었던 한 이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렇게까지나 확신한다니까 저는 더 이상 이견 없습니다.”
그가 먼저 물꼬를 터주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득실을 계산해 보다가 모두 박은영의 말에 찬성했다.
“그럼 은영 씨한테 처리를 한 번 맡겨보죠. 안 된다면 그때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늦지는 않을 테니까요.”
판은 다시 한번 뒤집혔다.
조금이라도 똑똑한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유씨 집안 싸움에 불쌍한 희생양이 되어 버린다면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회의는 여기서 결론이 났다.
유기태는 이를 꽉 깨물며 박은영을 노려보았다. 그의 눈빛은 아까보다 더 차가워져 있었다.
“은영 씨는 태진이랑 정말 닮았네요.”
그러자 박은영이 담담하게 웃었다.
“칭찬 감사합니다.”
유정훈은 화를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쾅 치며 회의실을 떠났다.
유기태는 박은영이 이 자리에 올 거라는 사실조차 예상하지 못했고 심지어 그녀에게 이 정도의 능력이 있을 거라는 사실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시간차 공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박은영에 의해 판도가 완전히 뒤집혀 버리고 말았다.
원래대로라면 유기태는 이미 본사에 입사해 유태진과의 경영권과 지분 일부를 나눠 갖고 천천히 회사를 잠식해 나갈 참이었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
유기태는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는 차라리 몇 년 전에 박은영을 차로 치어 죽여야 했나 하는 생각까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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