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0화
김정한의 얼굴이 복잡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주먹을 꼭 움켜쥔 채, 눈앞의 광경을 외면하지 못했다.
놀랍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유태진이 박은영을 대하는 태도는 이미 누구나 느낄 만큼 분명했다.
그 안에는 그녀를 향한 지독한 사랑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그 사실을 마주한 순간, 그의 가슴에 불현듯 싸늘한 생각이 스쳤다.
‘저렇게까지 은영 씨를 챙기는 태진이가... 과거에 내가 은영 씨에게 품었던 감정을 정말 몰랐던 걸까?’
그 생각이 스치자 목구멍이 타들어 가듯 조여 왔다. 심장이 옥죄어 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순간, 정하늘이 고개를 돌리며 불렀다.
“야! 어디 가? 같이 먹자고 한 거 아니었어?”
그러나 김정한은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그들을 마주할 수 없었다.
아직도 박은영을 잊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럽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결국 그는 자리를 피하듯 돌아서고 말았다.
...
한편, 배서훈이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배승연은 이미 검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녀는 그를 보자마자 얼굴을 찌푸렸다.
“나 오늘 밤 안에 나가고 싶어. 여기 1분도 더 못 있겠어.”
배서훈은 그녀가 온실 속 화초 같은 사람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환경을 결코 버티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냉정하게 현실을 말했다.
“오늘 그 자리에 유 대표님이 있던 게 우연이라고 생각해? 유 대표님이 손을 썼으니 누나가 이런 꼴을 당한 거야.”
배승연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 그 말만은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유 대표님은 이미 누나 사생활을 전부 꿰고 있어. 기회만 오면 단번에 끝장낼 사람이야. 오늘 풀려나갈 거라 기대하지 마. 지금 우리가 바라야 하는 건 단 하나야. 유 대표님이 누나의 목숨을 노리는 게 아니기를 바라야지.”
그는 이미 사건의 전개를 짐작하고 있었다.
배승연은 벌떡 일어나 이를 갈았다.
“나를 건드렸다면... 태진 씨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거야.”
배서훈은 그녀의 흔들리는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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