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Read
Open the NovelRead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688화

박은영은 전화를 끊었다. 팀원은 많았지만, 그녀 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함께 처리해 온 사람은 임지효 한 명이었다. 모든 보고서는 제출 전에 반드시 그녀의 검토를 거쳤다. 즉, 문제가 생겼다면 그 시점은 제출 직전이라는 뜻이었다. 무엇보다 임지효에게는 이 일을 꾸며낼 이유가 전혀 없었다. 데이터를 조작해 얻을 이익도 없었고, 박은영과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올린 기회와 위치를 하루아침에 잃게 될 터였다. 전화를 끊은 뒤, 하수혁이 조심스레 물었다. “은영아, 이번 일... 어떻게 생각해?” 현재 박은영은 조사를 받아야 했기에 719 프로젝트도 일시 중단될 상황이었다. 즉, 당분간은 현장을 떠나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을 변호할 기회조차 사라지고, 손발이 묶인 채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박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생각은 많지만, 아직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어요.” 하수혁은 곰곰히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이 혹시 유 대표님과 관련 있는 건 아닐까? 애초에 네가 검사 맡긴 자재에 문제가 있었다든가...” 그는 구체적인 사정을 알지 못했다. 박은영이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유태진 측과의 협업 과정이 어땠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 사태가 유태진의 회사와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조직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하수혁으로서는, 이런 중대한 절차에서 큰 오류가 발생한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수많은 검증 단계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심은 자연스레 유태진 측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박은영과 유태진의 관계는 이미 깊은 균열을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아이 문제 이후 두 사람 사이의 골은 더 커졌다. 심가희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그 일로 부부가 크게 다투었고 유태진은 아내가 아이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과연 아무런 흑심도 품지 않았을까?’ 하수혁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불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NovelRead, All rights reserved

Booksource Technology Lim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