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3화
박은영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이 모든 일이 유태진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지경준은 이제야 확실히 기억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예전에 박은영 씨 외삼촌 수술 날에도 제가 왜 유태진 씨 얼굴이 낯이 익다 싶었는데 이제야 알겠네요. 사실 저는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 하는 편인데, 그때는 확실히 느낌이 있었습니다. 워낙 바빠서 귀국할 시간이 없었는데 유태진 씨가 병원과 계속 조율하면서 한두 달에 걸쳐서야 성사된 일이었어요.”
병원은 지경준에게 해외보다도 사십 퍼센트 이상 많은 금액을 보너스로 약속했다. 그것이 결국 귀국을 결심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었다.
심가희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아니... 저는 지 선생님은 권이준 씨 소개로 들어온 줄 알았는데요?”
심가희도 어떻게 이 일이 유태진과 연결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경준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박은영 씨 외삼촌 치료가 진행되던 병원으로 바로 배치됐습니다. 전공이 이식 수술과 종양 외과라 제가 맡는 게 당연한 순서였죠. 권이준 씨 소개가 없었더라도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금세 알게 됐을 겁니다.”
결국 모든 조건이 맞물려 같은 결과로 흘러가게 된 셈이었다.
박은영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박은영은 자신이 애써 권이준을 통해 지경준 같은 의사를 찾아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유태진은 이 모든 것에 대해 단 한마디도 밝히지 않았다.
인제 와서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도 도영 오빠와 관련된 일 때문에 마음에 의구심이 남아 있었고 그래서 끝내 솔직해지지 못했던 게 아닐까.’
외삼촌의 수술은 박은영에게 빚처럼 남을 만큼 큰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박은영과 유태진의 관계는 이미 완전히 금이 가 있었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박은영은 결국 힘없이 웃음만 흘렸다. 지금은 유태진 문제에 매달릴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아이를 지킬 수 없다는 건 처음부터 알았지만 이렇게 잔혹한 방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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