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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들이켠 그녀가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걸쳤다. 유태진이 박은영을 얼마나 아끼는지는 너무도 뻔했다. 설령 두 사람 모두 상처투성이가 된다 해도 그는 단 한 치의 흔들림조차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배승연은 박은영을 향한 유태진의 집착이 조금 부러웠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충분히 즐길 수 있을 테니까. 박은영은 김지유의 전화를 받았다. 성인식에 초대를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김지유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김정한 쪽과는 더 이상 얽힐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박은영은 이렇게라도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다. 일 때문에 바쁘다 말한 것도 거짓은 아니었다. 그날 오후 곧장 719 공군 기지로 향해야 했으니까. 부서 핵심 인원들이 모이는 대규모 회의가 있었고, 회의는 밤 아홉 시가 될 때까지 이어졌다. 회의가 끝난 뒤, 박은영은 기지 측에서 마련해 둔 임시 숙소에 그대로 몸을 뉘었다. 체력이 바닥나 버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없었다. 무엇보다 유태진과 마주칠 가능성을 애써 피하고 싶었다. 이튿날. 박은영은 또 다른 대형 기지로 이동해 진기철의 도장을 받아야 했다. 마침 그쪽으로 가는 차가 있어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 박은영은 차에 오르고 나서야 운전석에 앉아 있는 이가 배서훈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핸드폰에서 시선을 뗀 그가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 “내가 데려다줄게요. 참, 오해는 하지 마요! 나도 볼일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는 거니까. 너무 부담 갖지도 말고요.”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굳이 사양하는 것도 예의는 아닐 터. 박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저 3구역으로 가요.” “잘됐네요, 나도 그쪽이거든요. 안전벨트 매요. 듣기로 어제 회의가 길었다던데 피곤하면 그냥 자도 돼요. 음악은 잔잔한 걸로 바꿀게요.” 배서훈은 늘 절제된 태도로 상대를 배려했다. 박은영은 그가 또래 남자들 사이에서 드문 섬세함을 가졌음을 알아챘다. “… 고마워요, 근데 안 졸려요.” 박은영을 힐끗거린 배서훈이 낮게 웃었다. “조용히 있자니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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