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7화
그 말에 순간 말문이 막힌 박은영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가 한 말에 발목이 잡힐 줄 몰랐던 그녀는 자기 스스로도 왜 유태진에게 전화를 건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됐고요.”
박은영이 무심하게 잘라냈다.
어차피 SX 합금 문제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일이 아니었다.
유태진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그에게 칼을 들이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박은영이 전화를 끊기 바로 전, 수화기 너머로 유태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로열 그룹에서 기다릴게.”
그 말을 마친 유태진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 한마디로 충분했다.
박은영도 더 말하지 않고 차를 돌려 로열 그룹 본사로 향했다.
오랜만에 찾은 로열 그룹의 로비는 여전히 분주했다.
수많은 시선이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
박은영을 알아본 직원들의 시선이 말없이 그녀의 걸음을 좇았다.
프런트 직원은 그녀를 향해 정중하게 인사하며 손짓했다.
“사모님, 저쪽의 대표님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인 박은영이 조용히 엘리베이터에 몸을 담았다.
모든 것이 ‘공개’ 된 직후라 사람들의 태도 역시 한층 더 조심스러워졌다.
대표이사실에 도착한 그녀가 비서팀 앞을 지나치자 박은영을 알아본 비서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한때 그저 홍보팀장이던 그녀가 유태진의 부인 자격으로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모두가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나… 은영 씨한테 실수한 거 없지?’
하지만 박은영은 그런 시선을 전혀 개의치 않고 곧장 곧장 유태진의 사무실로 향했다.
강지환도, 조기현도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문을 두드린 그녀가 조용히 안으로 들어섰다.
그 순간 책상 뒤에 앉아 있던 유태진이 고개를 들었다.
그가 쓰고 있던 무테안경을 벗으며 말했다.
“식사는? 아직이면 같이 할래?”
“됐어요, 일 얘기하러 왔어요.”
박은영이 소파에 앉으며 차가운 태도를 유지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던 유태진이 곧 소파로 건너왔다.
“말해 봐. 귀 기울여 들을 테니까.”
박은영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내가 왜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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