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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과거의 박은영은 유성 그룹의 공식 사이트를 관리하는 팀과 자주 소통하곤 했다. 그래서 어떤 절차는 그 팀에 몸담은 사람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그 계정에 글 하나를 내보내려면 수차례의 검토와 승인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눈앞에 뜬 글은. [안녕하세요. 박은영의 남편 유태진입니다. 저와 아내의 결혼은 제 의지와 선택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실과 다른 말로 아내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강제로 한 결혼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닙니다.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건 이쯤에서 멈춰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의 선택을 존중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간단하면서도 간단하지 않았다. 핵심을 정확히 짚어냈으며 품위를 잃지도 않았다. 그리고 너무 딱딱하지도 않았다. 진심으로 쓴 글 같았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동안 그 글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박은영이 무감정한 얼굴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예전의 그녀였으면 분명 기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관계도 달라졌고, 지금은 마음도 달랐다. 그리고 이 모든 건 그저 유태진이 선택한 체면 있는 방식일 뿐이었다. 유태진이 생각에 잠긴 박은영을 내려다봤다. “할머니도 기사 보셨어. 많이 걱정하시더라. 행사 끝나고 할머니 뵈러 같이 갈래? 할머니 안심시켜 드리게.” 남자는 오늘 떠도는 추측과 악의가 가득 담긴 소문을 뿌리 뽑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썼다. 게다가 유성 그룹 공식 계정을 통해 공식적인 성명까지 내놓았다. 그런데 여기서 불평한다면 그건 은혜를 모르는 짓이었다. “… 알았어요.” 박은영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던 배승연이 와인잔을 흔들다 마침내 얼굴에 미소를 걸고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저희 기분도 좀 생각해 줘요. 이제 기부 증서에도 서명해야 하잖아요? 같이 가요.” 박은영은 굳이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유태진이 알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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