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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서연주의 마음은 형태를 남기지도 못하고 깨져버렸다. 살을 베고 마음까지 도려내는 남자의 잔혹함에 치가 떨릴 정도였다. 그녀는 이제야 유태진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 깨달았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데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잔인함과 사람의 인성을 쥐락펴락하는 권력. 유태진은 힘조차 들이지 않고 모든 걸 무너뜨렸다. 서연주도 나름 영리한 여자였다. 사랑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난 지금, 모든 게 명확해졌다. 유태진이 원하는 건 단순한 가문의 몰락이 아니었다. 그가 그녀를 절벽 끝으로 몰아세우며 이용한 건 오직 박은영을 위해서였다. 서연주를 밟아 박은영을 세상 앞에 세우고 그녀의 추락을 박은영의 발판으로 삼았다. 박은영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모두 서연주 덕분이었다. 그녀가 터뜨린 스캔들이, 그녀가 유태진이 설계한 판 위에서 넘어질 때마다, 박은영의 명성은 더 높이 쌓여갔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박은영은 그저 조용히 연구실에서 살아가는 이름 없는 과학자에 불과했을 것이다. 오랜만의 복귀조차도 그저 소리 없이 흘러갔을 터였다. 유태진에게는 수많은 방법이 있었다. 그가 원한다면 아주 쉬운 방법으로 서연주를 끝장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박은영이 직접 서연주를 무너뜨리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박은영은 복수를 이루며 동시에 세상에 더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만약 서연주가 귀국하지 않았다면, 유태진은 또 다른 방식으로 그녀를 쓰러뜨렸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효과는 없었을 것이다. 서연주는 더 이상 어떤 상류 사회에도, 어떤 명문가에도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다. 영원히, 다시는. 유태진은 애초부터 서연주를 이용할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남자의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었다. 모든 사람을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놀며 박은영이 절대적인 힘 아래서 더 쉽게 꿈을 좇을 수 있도록 그 길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꽃을 뿌려준 것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치는 남자였다. 서연주는 그녀가 추측하는 것조차 유태진이 설계한 계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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