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6화
서연주의 낯빛이 순간 일그러졌다.
깜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지만 강지환이 그녀의 등 뒤에 서 있었다.
“태진 씨… 이거 지금 무슨 뜻이에요?”
서연주가 벌겋게 달아오른 눈가로 애써 감정을 억눌렀다.
유태진은 깊고도 차가운 눈으로 그런 그녀를 바라봤다.
잔잔한 얼굴임에도 이유 없는 한기가 서연주의 온몸을 휘감았다.
“처리할 일이 있어서 좀 늦었는데. 불만인가?”
평온한 어조였으나 그 안에 숨은 의미는 그녀의 심장을 철렁이게 했다.
박은영은 서연주를 마주하는 순간 모든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시점에서 이런 수를 쓸 만한 사람이 또 누가 있겠는가.
그녀는 자신이 추궁당할 걸 뻔히 알면서도 감히 이런 짓을 저지른 서연주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도망칠 준비를 하면서도 끝내 날 지옥으로 끌어내리려 했던 건가.’
“아뇨… 난 태진 씨가 안 올 줄 알았어요.”
서연주는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를 유지했다.
유태진이 처리한 일이 무엇인지 모른 척하면서 말이다.
남자가 싸늘한 눈빛으로 여자를 보며 짧게 말했다.
“선택권을 주지. 하나는 박은영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거고 하나는, 강지환. 저 더러운 손을 꺾어버려.”
박은영의 동공이 주체할 수 없이 흔들렸다.
차갑고 절제된 품격 있는 남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올 줄 몰랐던 것이었다.
멍하니 자리에 굳어 있던 서연주가 눈을 크게 뜨며 숨을 몰아쉬었다.
강지환은 해외에서 특채로 불러온 인물이었다.
표면상 특수 보좌관이었지만 실상은 경호원이었다.
조기현이 말했듯 결코 누구를 봐주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리고 유태진의 목소리.
겉으로는 담담하지만 그 속에 잠재된 분노는 섬뜩할 정도였다.
박은영조차 옆에서 의아하게 그를 바라봤다.
‘화가… 난 건가?’
이를 악문 서연주가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요? 내가 왜—”
“싫다면.”
유태진이 시선을 내리깔며 여자의 말을 끊었다.
“오늘 밤에 경운시를 떠날 생각을 접는 게 좋을 거야.”
서연주의 눈이 동그래졌다.
유태진이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사실이 공포가 되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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