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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처음 이름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박은영은 굳이 전면에 서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었다. 각계에서 쏟아지는 관심이 예상보다 훨씬 컸고 비전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었다. 심가희는 한밤중에도 카톡을 퍼부리며 일이 폭증했다고 호소했었다. 그래서 박은영은 아예 복귀해 직접 챙기기로 했었다. 협력 제안은 두 배로 늘어 있었고 지금의 비전은 티젠의 지원과 박은영의 이름값이 더해져 최상위권 자리를 굳혀 가고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박은영은 티젠 쪽 진행부터 확인했었다. 상양 컴퍼니는 후속으로 티젠과 합병해 한 번에 관리할 계획이었다. 다만 인정할 건 있었다. 상양 컴퍼니는 이미 모든 게 지나치다 싶을 만큼 정돈돼 있었고 유태진이 보낸 인력은 하나같이 엘리트들이었다. 큰 변동이 생겼는데도 체계가 흐트러지지 않아 박은영이 추가로 손댈 곳이 거의 없었다. 정오 무렵, 심가희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어와 아이스커피를 내밀었다. “나 방금 누구 본 줄 알아?” 박은영이 눈썹을 올렸다. “누군데 그렇게 신났어?” 심가희가 웃음을 터뜨렸다. “서연주! 몰랐지? 너 보겠다고 왔는데 우리 연지가 방해될까 봐 위로 안 올렸어. 지금 로비에 1시간 넘게 있대.” “저 정도면 보너스 줘야겠다.” 박은영은 정말 의외였었다. 이 타이밍에 서연주가 찾아오다니 뜻밖이었다. 며칠 전에는 유태진도 만났을 텐데 그 이후가 어떻게 흘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박은영은 책상 위 항공기 날개 설계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굳이 만날 필요 없어.” 심가희는 들뜬 기분 그대로 커피를 벌컥 들이켰고 얼음을 아작아작 씹었다. “기다리겠다잖아. 그냥 두자. 참 뻔뻔하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얼굴 들이밀어.” 박은영은 다시 일에 몰입했다. 곧 연구 기지 회의가 잡혀 있었고 본격적으로 굴러가기 시작하면 더 바빠질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오후 3시가 가까워졌고 박은영은 공장 구역에 들르려고 가방을 챙겨 내려갔다. 로비에는 여전히 서연주가 앉아 있었다. 겉은 공들여 꾸몄지만 충혈된 눈은 감추지 못했다. 억지로 버티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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