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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그 약정은 회사와는 무관했다. 서연주 개인이 서명한 문서였다. 그래서 지금... 강지환이 침착하게 말했다. “이 약정은 서 대표님 개인 명의로 체결된 겁니다. 회사 본체와는 무관해요. 그래서 120억 원을 별도로 지급하셔야 합니다.” 서연주의 얼굴이 서서히 굳더니 끝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이 개인 약정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상양 컴퍼니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효력은 자신에게만 남는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동안 유태진이 한 번도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기에 정리할 뜻이 없다고 믿었다. 그런데 막다른 길목에서 약정이 눈앞에 나타났다. 말 그대로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태진 씨... 농담이죠?” 서연주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유태진을 보았다. 유태진은 검은 우산을 들고 천천히 다가왔다. 대문을 사이에 두고 내려다보는 표정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확인했으면 돌아가.” 서연주의 숨이 가빠지고 눈가가 붉어졌다. “태진 씨, 무슨 뜻이에요?” 유태진은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깊은 눈동자엔 서늘함이 비쳤다. 그 순간 서연주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문손잡이를 붙잡은 손끝이 하얗게 질리며 몸을 기울였다. “얘기 좀 해요. 위진혁 선생님 쪽에서 내가 그런 마음을 먹은 건 잘못이었어요.태진씨도 난처했을 거 알아요. 그래도 우리 분명... 관계를 확인했잖아요. 그날 난 이미 모든 걸 태진 씨에게 줬어요. 태진 씨, 제발 농담이라고 해 줘요.” 오랜 시간 끝에 겨우 붙잡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모든 게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정하늘이나 김정한의 태도는 상관없었다. 유태진만은 달랐다. 지금 이런 때에 유태진이 약정을 꺼내면 그건 곧 자신을 벼랑으로 떠미는 일과 다르지 않았다. 유태진은 담담했다. “우리, 무슨 관계인데?” 짧은 반문에 서연주는 그대로 굳었다. 그의 눈을 들여다보는 순간 뼛속까지 스며드는 냉기가 몸을 삼켰다. 예전에도 늘 이런 눈빛이었지만 이제야 알았다. 그 밑바닥에 처음부터 변한 적 없는 냉정이 있었다는 걸. “나 받아준 거 맞잖아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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