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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박은영은 순간 몸이 굳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높은 굽 소리를 울리며 다가오는 배승연이 서 있었다. 유태진조차 시선을 그쪽으로 옮겼지만 자리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반면 허윤정은 속으로 계산했다. ‘여긴 어차피 배승연 소유의 미술관인데 얼굴을 내밀어 주는 것만 해도 날 지지한다는 게 아니겠어?’ 허윤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을 띠었다. “배 대표님, 오신 걸 환영해요.” 배승연은 허윤정을 잠시 흘겨보며 차갑게 말했다. “제가 괜히 방해하는 건 아니죠? 지금 인터뷰는 그대로 홍보 영상에 쓰일 거 아닌가요?” 허윤정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부드럽게 답했다. “괜찮습니다. 배 대표님은 우선 자리에 앉으셔도 돼요.” 그러나 배승연은 그대로 서 있었다. 배승연은 시선을 가늘게 좁혀 서연주와 그 곁의 유태진을 향해 한 번 훑어본 뒤, 다시 허윤정을 바라보았다. “괜히 번거롭게 할 건 없고요. 오늘은 선물 하나 들고 왔으니까 받아 주시겠어요?” 허윤정은 배승연의 이름값을 잘 알았다. 배승연이 이 자리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시를 알릴 좋은 홍보 거리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허윤정은 곧장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배승연이 손뼉을 가볍게 치자 직원들이 밖에서 그림 한 폭을 들고 들어왔다. 박은영은 그 순간 눈을 크게 뜨며 미간을 좁혔다. ‘저 그림은... 내가 미술관에서 찾으려 했던 바로 그 그림 아닌가? 제목이 <망>이었지... 분명 유태진이 사 갔다고 했는데... 어째서 지금 배승연의 손에 있는 거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박은영은 본능적으로 시선을 유태진 쪽으로 돌렸다. 마침 유태진도 고개를 들어 박은영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유태진의 눈빛에는 어떤 기색도 없었고 그저 차갑고 담담한 평온한 느낌만이 깔려 있었다. 허윤정과 서연주 또한 뜻밖이라는 듯 잠시 놀란 기색을 보였고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허윤정이 애써 웃으며 물었다. “배 대표님, 이건 또 무슨 의미인가요?” 배승연은 천천히 의자에 앉아 그림을 손끝으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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