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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박은영은 미술관을 나설 때 거의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차 안에 앉아 오랫동안 숨을 고르며 마음을 다잡은 뒤에야 휴대전화를 꺼내 유태진의 번호를 눌렀다. 수신음이 끝나자 곧 연결되었지만 유태진은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은영은 차가운 기운이 서린 눈빛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유태진 씨, 오늘 제가 찾던 그 그림은... 당신이 산 거 맞죠?”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유태진은 낮게 대답했다. “아니야. 나도 사지 못했어. 중간에 일이 좀 생겨서...” 유태진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박은영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번졌다. 오늘 미술관 직원은 분명 그 그림이 유태진 손에 넘어갔다고 확인했다. ‘그토록 정확히 이 작품을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또 누구겠어...’ “그럼 분명히 말해 줘요. 그림은 지금 어디에 있어요? 유태진 씨, 더 이상 핑계는 듣고 싶지 않아요.” 박은영의 목소리에는 참아왔던 분노가 묻어났다. 박은영이 왔을 때는 이미 전시가 시작되었고 시간 변경에 관해서 미술관은 아무런 공지도 없었을뿐더러 그림이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모든 것이 박은영이 일부러 그림을 놓치도록 철저히 짜맞춰진 치밀한 계획처럼 보였다. 박은영의 싸늘한 분노를 알아차린 유태진은 잠시 말을 멈춘 뒤 담담히 말했다. “네가 힘을 쏟아야 할 건 네가 좋아하는 일이지 이런 것에 마음을 쓰는 건 의미 없어.” 이번에 유태진은 예전처럼 모른다는 말로 선을 긋지 않았다. 그 한마디만으로도 박은영은 곧바로 이해했다. 유태진은 모든 걸 알고 있었고 의도적으로 박은영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이다. 박은영은 더 이상 말다툼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바로 전화를 끊었다. 유태진은 이미 입장을 정했고 박은영도 자신이 유태진의 마음을 흔들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유태진에게 약점도 없었다. 최근 서연주의 삼각관계가 세상에 드러난 덕에 유태진은 오히려 더 당당해졌기에 박은영이 어떤 식으로 움직여도 서연주의 이미지를 깎아내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오히려 유태진은 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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