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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리자 유태진은 발신자를 확인한 뒤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전시회가 열리는 서성 미술관은 규모가 꽤 컸지만 아직 관람객이 거의 없어 넓은 전시장은 적막하고 고요했다. 오늘의 주제는 추상 유화였다. 통화를 마친 유태진은 홀을 천천히 걸으며 작품들을 둘러보다가 어느 한 그림 앞에 발걸음을 멈췄다. 유태진의 시선이 머문 작품은 낯설지 않았다. 예전에 박은영이 자신에게 간절히 부탁했던 바로 그 그림이었다. 유태진은 한동안 묵묵히 그 앞에 서 있었다.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오자 유태진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고 마침 시선이 마주친 사람은 뜻밖에도 배승연이었다. 배승연 역시 유태진을 보자 잠시 놀란 기색을 보였지만 유태진은 짧게 눈길만 주고는 별다른 인사도 없이 긴 다리를 뻗어 곧장 걸음을 옮겼다. 배승연은 미간을 좁히며 유태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몇 걸음 더 다가섰고 그제야 벽에 걸린 그림을 발견했다. 눈앞에 펼쳐진 강렬한 색채와 구도가 배승연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순간, 배승연은 감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이건... 내가 찾던 느낌 그대로잖아.’ 배승연은 지체할 것 없이 직원에게 다가가 구매 의사를 전했고 그림의 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배승연이 회전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기던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대표님, 관장님은 지금 서연주 씨와 계약 건으로 이야기 중입니다. 아까 보신 그 그림은 먼저 구입 처리해 둘까요?” 유태진은 손목시계를 힐끗 확인하고는 담담히 대답했다. “그래. 잠시 후 직접 여 관장님한테 얘기해. 그 그림은 바로 내려두라고 해.” 곁에 있던 강지환이 잠시 머뭇거리며 물었다. “하지만 유 대표님, 그 그림은 서연주 씨의 어머님이 박은영 씨 작품을 베낀 혐의가 있다고 아시잖습니까. 그런데도...” 유태진은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시선을 던졌다. 순간, 강지환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가 곧바로 의미를 알아차렸다. “아, 서연주 씨를 지켜 주시려는 거군요.” 유태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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